'주먹구구' 특고압선 매설...한전 맘대로? 깊이 기준도 없어

전지성 기자 jjs@ekn.kr 2018.08.09 14: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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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불안 커…설훈 의원, 관련 법 개정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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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1999년에 인천시 허가를 통해 지하 8m에 전력구 터널 방식으로 154kV의 고압송배전선로를 매설했다. 해당 지역에는 4000여 세대 아파트와 초등학교, 유치원, 고등학교 등 2000여 명의 학생들이 밀집해 있다. 사진제공=삼산동 특고압 대책위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인천 삼산동과 부천 상동지역의 송전선로 지중매설이 논란이다. 주민들은 특고압 지중송전선로 매설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요 쟁점은 송전선로 지중매설 깊이와 전자파 발생 기준이다. 지중매설 깊이와 전자파 기준 등에 대해 아직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앞으로 특고압 송전선로는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납득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인천과 부천 지역 주민들은 "이미 154㎸ 고압선이 매설된 곳에 345㎸ 고압선을 추가로 매설하면 전자파 노출 우려가 크다"며 학교와 아파트 등 주민밀집 지역이 아닌 외곽으로 노선을 변경하거나 전력구를 깊이 30m 이상으로 다시 매설하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특고압 전력구 추가 매설에 따른 전자파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노선변경이나 30m 이상 송전선로 매설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부천시와 지역 국회의원, 시·도의원, 주민대표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설득에 나섰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한전을 여전히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현재 154㎸ 운영 중인 전력구 지상에서 시가 측정한 전자파가 3.4mG(밀리가우스; 전자파 세기 단위)로 한전측 주장과 차이가 컸고, 지중 전력구 상단까지 깊이도 약 4m에 불과했다"며 "주민들이 아직 한전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기설비 기술기준 및 판단기준 제136조 지중전선로 시설 4항’에는 "지중 전선로를 직접 매설식에 의해 시설하는 경우에는 매설 깊이를 차량이나 기타 중량물의 압력을 받을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1.2m 이상, 기타 장소에는 60cm 이상으로 하고 또한 지중 전선을 견고한 트라프나 기타 방호물에 넣어 시설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기설비기술 및 판단 기준’ 상 지중선로의 매설 깊이 1m 내외라는 규정만 있다"며 "전력구 매설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파 기준도 논란이다. 시민대책위는 외부전문가에게 삼산동구간에 대해 전자파 측정을 의뢰한 결과 학교 담벼락에서 11mG, 병설유치원 놀이터에서 5mG, 주민이 생활하는 실내에서 30mG가 측정되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전자파 수치가 나왔음에도 문제 없다는 결과나 나온 이유는 한전이 적용하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833mG에 미달되기 때문이다.

한 전력업계 전문가는 "이 같은 기준은 급성단기노출에서 나타나는 영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 이라며 "장기적으로 오래 노출됐을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내보다 전자파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의 경우, 네덜란드는 4mG, 스위스는 10mG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해당 지역 전자파 발생량은 WHO 기준인 833mG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전자파의 세기는 거리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며 고압 송전선이 매설된 곳에서 가까운 곳은 전자파 세기가 다소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주민들은 소량이라도 전자파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설득과 대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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