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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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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경영승계, 장남 허진수 부사장으로 굳혀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8.09 14:48

업계 "장남 허진수 부사장, 승계 가능성 커져"

▲허진수 SPC그룹 부사장(좌), 허희수 전 부사장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전 부사장이 액상 대마 밀수·흡연 혐의로 구속되면서 향후 그룹의 승계구도가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허 회장이 허희수 전 부사장을 경영 일선에서 영구히 배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허 전 부사장이 마약 혐의로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되면서 승계구도가 허진수 부사장 쪽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동안 허진수 부사장과 허희수 전 부사장은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해왔다. 허진수 부사장은 그룹의 연구개발과 해외사업을, 허희수 전 부사장은 새 사업 추진 등을 이끌며 경영 일선에 모두 참여해왔다.

허진수 부사장은 1977년생으로, 지난 2008년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막내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의 장녀 박효원 씨와 결혼했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05년 파리크라상 상무, 2011년 SPC그룹 전략기획실 전략기획부문장, 2014년 파리크라상 전무 등을 역임했고 2015년말 SPC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3월 SPC그룹 핵심계열사인 SPC삼립(옛 삼립식품) 등기이사에 올랐다가 올해 3월 SPC삼립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허영인 회장과 마찬가지로 미국제빵학교(AIB)를 수료했다.

▲SPC삼립,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SPC그룹은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던킨도너츠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식품 기업이다.

허진수 부사장과 허희수 전 부사장은 SPC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파리크라상 지분을 각각 20.2%와 12.7% 보유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의 최대주주는 허영인 회장(지분율 63.5%)이며 부인 이미향 씨(3.6%)의 지분을 포함해 오너가 지분율이 100%인 회사다.

파리크라상은 SPC삼립, SPC캐피탈, 샤니, 설목장, 그릭슈바인, SPC클라우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PC삼립 지분은 허영인 회장과 허진수 부사장, 허희수 전 부사장이 각각 9.27%와 11.47%, 11.44%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 주가는 허 전 부사장의 구속 소식이 알려진 지난 7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는 허희수 전 부사장을 지난 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허 부사장은 해외에서 액상 대마를 몰래 들여오고, 이를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마초의 진액 형태인 액상 대마는 특유의 냄새는 나지 않는 대신 환각성은 2~3배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SPC그룹 측은 허 전 부사장의 구속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마자 곧바로 입장문을 냈다.

SPC는 입장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허희수 부사장에 대해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즉시 물러나도록 했으며, 향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SPC는 이어 "SPC그룹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을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법과 윤리, 사회적 책임을 더욱 엄중하게 준수하는 SPC그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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