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석탄 반입 의혹 10개월째…美, 국내 기업 제재 가능성은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8.10 11: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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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북 포항신항 7부두에서 북한산 석탄을 실어나른 의혹을 받는 진룽(Jin Long)호가 정박해 작업자들이 석탄을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북한산 석탄이 국내로 유입됐다는 의혹이 나날이 확산고 있다. 관계 당국은 현재 조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히고 있으나 여전히 북한산 석탄 반입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위반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문제를 삼아야 할 미국 정부도 우리 정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는데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되자 진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반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지난달 중순이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공개한 ‘연례 보고서 수정본’을 미국의소리(VOA)가 인용해 보도하면서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실린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10월2일과 11일 각각 인천과 포항에 입항했다. 연례 보고서는 지난 4월 한차례 발표됐었으나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에 따르면 "모든 국가들은 자국 국민에 의해 또는 자국 선박이나 항공기를 사용해 석탄 등을 공급, 판매 또는 이전해서는 안된다"고 언급되어 있다.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인 5·24 조치에도 북한과의 교역은 금지되어 있다.

북한이 제재 회피를 위해 러시아 항구를 통해 석탄을 환적했고, 우리 업체가 이를 반입했다면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사안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반입된 북한산 추정 석탄의 입항 사실이 10개월 뒤 공개가 된데다, 10개월간의 조사에도 불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으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은폐 의혹도 불거졌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 10월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의 제3국 경유 국내 입항 사례를 인지했다"며 "인지 직후부터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해당 선박에 대한 검색을 시작으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해명 이후에도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에서 환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은 2개에서 최소 8척으로 늘어났으며 조사대상도 9건에 달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의혹이 확산됐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북한산 석탄 반입 논란과 관련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 있다"며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문제 선박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도 남북 대화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사실상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북한산 석탄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관련 대북제재가 취해진 지난해 8월 이후 최소 52차례나 우리 항구에 입항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정부가 북한산임을 알고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에 따르면 ‘제재 위반 관여 선박이 입항하면 나포, 검색, 억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의심 선박으로 지목한 선박에 대해서도 억류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범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근거로 제시된다.

과거 남북 및 북미관계가 좋지 않았던 지난해 10월 여수항에 입항해 정유 제품을 싣고 출항한 홍콩 선적 선박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가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정유 제품을 이전한 것을 적발했던 것과 대응이 다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지난해 7~8월에는 북한산 선반을 제3국으로 운반했다고 파악된 ‘탤런트 에이스’호(과거 ‘신성하이’)가 올해 초 군산항에 입항하자 즉각 억류 조치를 실행한 바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선박을 억류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대북제재를 강조하고 있는 일본조차 의혹 선박들이 수차례 입항했음에도 억류 조치는 실시한 바 없다.

이는 ‘고의성’ 여부를 포함 금수품 운반 혐의 입증 책임이 각국 정부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억류가 가능하지만 단순 의혹 만으로는 억류를 실행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곤란했다"며 "해당 선박이 북한산 석탄을 운송했는지 밝혀진 바 없으며 입항 검색에서도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재 관계기관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 9건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중이고 결과가 나오면 절차에 따라 관련자들을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9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북한산 석탄 반입 관련동향을 점검하고, 정부 차원의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관련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이날 오후 북한산 석탄 반입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조사 결과가 발표된다면 북한산 석탄 반입 논란과 관련해 미국 측이 취하게 될 추가 조치나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의 한미 관계를 점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정부는 미국 정부와 이번 사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있으며 미국 측에서도 우리 정부의 제재 이행 조치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건은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도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강조하는 미국이 조사 결과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의 독자제재는 통상적으로 제재 위반 및 회피가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이와 관련 관할국이 조사 등 충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을 시 적용된다"며 "초기 단계부터 양 정부간 긴밀히 협의해온 이번 건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번 사안에 대해 조사가 진행중이고 그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 미측 조치를 예단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국내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다만, 조사 결과 반입된 석탄이 북한산으로 확인될 경우 해당 수입업체의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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