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에너지경제 포토

전지성 기자

jjs@ekn.kr

전지성 기자기자 기사모음




폭염에 무너진 전력수요전망...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정 불가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8.14 08:12

-올 여름 폭염에 최대전력수요 전망치 크게 웃돌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요전망 과소 예측 비판 일어

-전기요금 개편도 불확실해지면서 목표수요전망 작업 지연...수정 불가피

-낮은 전기요금, 전기차 보급 등으로 타 에너지원에서 전기소비로의 전환수요 증가, 기후변화·이상기온 등 전력수요 증가 가능성↑

▲(사진=연합)



올 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최대전력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2040년까지 에너지전환 종합비전을 담을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 상 전력수요전망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여름 최대전력수요는 9248만kW(킬로와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립한 제8차 전력수급기분계획 상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를 기준수요 8752만kW와 약 600만kW 차이가 발생했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3차 에기본 수립 작업반(워킹그룹)도 고민에 빠졌다. 3차 에기본에서는 전력수요를 8차 수급계획보다도 3%가량 낮춰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8차 기본계획에서 2030년 기준으로 7차 기본계획에 비해 13% 감소한 113.4GW를 전망했다. 지난 5년 동안 전력소비량 연평균 증가율이 1.8%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최대전력수요도 2.5%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력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거론돼 온 경제성장률이 최근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제유가, 산업구조, 에너지 가격, 기온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제3차 에기본 수요분과는 최근 2040년 기준 수요전망 작업을 끝내고 목표수요 전망치 조정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워킹그룹은 7월 말까지 수요전망 작업을 마무리하고 지난 8일 중간보고 형태로 대국민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 기록은 8차 계획보다 과다 예측했다는 7차 계획 전망치에 더 가까워 정부로서도 전력수요예측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누진제 일시 완화 등 전기요금 개편에도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목표수요전망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원전 가동률이 증가하자 8차에서 축소된 전력수요예측을 밑바탕으로 한 ‘신규 원전 백지화와 노후 원전 수명 연장 불허’ 등의 사안을 두고 탈원전 정책 실패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본계획의 근간인 전력수요예측에 대한 논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2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 목표수요를 올 여름 이미 초과해버렸다"며 "과소예측된 수요에 맞춰 계획된 8차계획을 1년도 안돼 수정할 필요가 분명히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현 8차 계획을 고집한다면 전력수급불안은 해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며 "증가되는 수요에 맞춰 닥쳐서 조급히 설비를 증설하다보면 결국 고가의 수입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석탄과 가스발전만 대거 늘이는 과거의 전철을 다시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는 상황에서 전기차 보급 등으로 인해 전기 소비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전력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수요예측을 합리적으로 수정하고 수급계획을 대폭 손봐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기본은 8월 말 쯤 중간보고회 형태의 대국민 설명회를 거쳐 9월 말까지 초안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