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ㅣ인터뷰] 홍일표 위원장 "文 에너지전환정책, 속도조절 못해…조급하다"

이현정 기자 kotrapeople@ekn.kr 2018.08.22 15: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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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정책은 국가 백년대계‥.‘조령모개’식으로 바뀌는 것은 옳지 않아

-최저임금 해결하려면, 업종별 차등화 도입해야

-누진제는 폐지로 가닥 잡는 게 현명해

▲홍일표 위원장은 "에너지 전환은 가야 할 방향성"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문재인 정부는 현실에 맞지 않게 속도를 지나치게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사진=에너지경제]


[대담=정종오 에너지부장]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필요하다. 현재 정부가 설정한 정책 목표는 너무 조급하고 이상적이다. 산업위원회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과 탈원전 정책을 면밀히 평가하고 현실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정책 전환을 촉구하겠다."

홍일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사진, 이하 산자중기위)은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에너지 정책은 국가 백년대계인 만큼, 중장기적 연구와 실증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령모개’식으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위원장에 선임된 홍 위원장이 산자중기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앞으로 계획 등을 들어봤다.


-산자중기위 위원장에 선출됐다.

▲우리 상임위가 담당하고 있는 분야가 산업·통상·에너지·중소기업 등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사면초가이다. 엄중한 시기에 실물경제와 산업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상임위원회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20대 국회 후반기 산자중기위에서 가장 뜨거운 현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탈원전과 에너지 전환 정책이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월성 1호기 폐쇄, 신규 원전 4기 백지화 등 탈원전 조치를 취했다. 탈원전 정책 1년 만에 원전 가동률 하락에 따른 발전비용 증가를 가져왔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2030’ 이행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과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이냐, 우리의 현실에 부합하는 정책인가,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한 구체적 검토가 이뤄진 것인가에 대한 많은 의문과 부정적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청정에너지로 전환은 필요한데 문제는 속도이다. 현재 정부가 설정한 정책 목표는 너무 조급하고 이상적이다. 에너지 정책은 국가 백년대계이다. 중장기적 연구와 실증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령모개’식으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산자중기위에서는 정부 에너지 전환과 탈원전 정책을 면밀히 평가하고 현실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정책 전환을 촉구해 나가겠다. 또한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철저히 감독해 나갈 것이다.


-에너지전환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기업 입장에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발전하기에는 요금 면에서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이나 애플처럼 우리나라 기업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중요한데.

▲우리 기업들도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급자족에 나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차장이나 건물 옥상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태양광 발전소 건설,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사용하는 것이 기존요금보다 1.5배 이상 비용이 발생한다. 앞으로 기업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보다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개발과 이용 촉진에 필요한 지원 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다. ESS, 전력중개시장 개설, 에너지인터넷(IoE) 활용 수요관리 서비스산업 육성 등 에너지 신산업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낙연 총리가 폭염으로 전기요금특별혜택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7월31일 이낙연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폭염으로 인한 제한적 전기요금특별혜택을 언급했고 8월7일 정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누진제 1~2단계 상한선을 100㎾h씩 올리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계층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규모를 30%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 대책은 올해 7~8월 일시적으로 적용되는 폭염 대책에 불과하다. 문제는 매년 기록적 폭염이 계속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전기요금 걱정에 에어컨은 엄두도 못내는 에너지빈곤층은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체계를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 해외의 경우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가정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전기 사용량만큼만 요금을 내는 게 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누진제 폐지로 가자는 것인지.


▲정부가 아직은 누진제를 폐지하지 말아야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 누진제가 있는 나라가 몇 안 된다. 누진제가 있다 보니 국민들이 전기사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이번 폭염에 정부가 한시적으로 요금할인을 했는데 국민 반응이 시큰둥하다. 전기요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는데 할인폭이 예상보다 높지 않자 국민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누진제 폐지하면 전기료가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값싼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니까 나오게 되는 이야기이다. 원전을 더 돌려 그만큼 전기요금을 내려야 한다. 전체 전기 평균요금을 인하해 누진제를 없애는 쪽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폭염으로 전력수요예측이 빗나가면서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일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에너지경제]



▲이번 폭염으로 전력수요 예측이 연일 빗나간 데 대해 정부가 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 신규 원전 백지화 등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전력수요를 지나치게 낮게 잡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월성 1호기 폐쇄, 신규 원전 4기 백지화 등 탈원전 조치를 취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정부는 그동안 원전 가동률을 줄이고 미세 먼지를 많이 배출하고 발전단가가 비싼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위주로 발전했다.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력수요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7월 24일 전력수요는 9248만kW까지 급증했다. 기존 역대 최고치인 전날의 9070만㎾를 넘었다. 정부가 지난 7월5일 하급전력수급대책에서 예상했던 올 여름 최대치인 8830만kW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이다. 결국 정부는 다시 원전 가동을 늘리기로 했다. 올해 3월 54.8%로 최저치를 기록한 원전 가동률은 지난 7월 들어 70%대로 치솟았다. 우리가 에너지 수급을 원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각인시켜준 것이다. 앞으로 전력수요는 폭염, 혹한 같은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제라도 정부는 전문가들의 제언을 적극 수렴해 탈원전을 비롯한 국가 에너지 정책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례없는 폭염으로 전력수요량이 높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가 이 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현재 7%대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늘리는 것은 검증 안 된 탁상공론이다. 국토가 좁고 70%가 산지인 열악한 조건에서 원전의 발전규모를 대체할 수 있는 광대한 태양광 입지를 구하기도 어렵다. 풍력발전 또한 대규모 산림훼손과 소음공해를 일으키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주민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발전단가를 비교해 보면 원전이 kwh당 68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석탄화력(74원), LNG(101원), 신재생에너지(157원) 순이다.

국민들이 전기요금 인상 폭탄을 맞게 된다.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현재 30%에서 18%로 낮추겠다고 했는데 전기차,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4차 산업을 원전 없이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원전 없이 미세 먼지는 어떻게 줄이고 온실가스 감축은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에너지전환뿐 아니라 산자중기위에서는 최저임금 문제 또한 핫이슈이다.

▲최저임금문제는 합리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 최저임금 유지를 전제로 소상공인들을 돕겠다며 재정을 풀고 있는데 소상공인들은 차별화해서 최저임금 자체를 줄여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돈을 준다는 데도 싫다며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근본처방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차등화를 도입해야 한다. 현행 최저임금법에는 사업의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하여 다르게 결정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업종 구분 없이 획일적으로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함으로써 업종별 실질 임금격차를 반영하지 못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저임금은 업종별로 차등화 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는 홍일표 위원장.[사진=에너지경제]


-미중 무역전쟁 등 앞으로 통상 분야도 초미의 관심사항이다.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김현중 통상교섭본부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데 안심할 순 없다. 미중 무역 갈등 자체도 우리한테는 도전이다. 중국이 타격을 받아 수입을 줄이면 우리 수출이 그만큼 줄게 된다. 또 미국은 우리나라를 상대로 자동차관세 25%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한다.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이 있는데 우리 정부가 과연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가시적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홍 위원장은 "산자중기위 위원장으로서 야당과 여당의 첨예한 입장을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국회가 생산적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리=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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