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가 1년간 소비하는 전력이 전세계 160여개 국가의 전력 소비수준을 뛰어넘는다?
지난 해 하반기 비트코인으로 대박 났다는 이야기가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다.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1년 동안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소비하는 전력량이 아일랜드(연간 25TWh) 등 단일 국가가 1년간 사용할 것으로 예측되는 전력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앞다퉈 보도했다. 당시 에너지업계에는 비트코인 수요가 폭등하며 전력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에 드는 전력사용량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며, 그보다는 비트코인이 에너지업계에 가져올 혁명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가상화폐 전문매체 크립토 인사이더의 마이클 컨 비트코인 전문가는 "비트코인이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다. 사실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전력은 미국 수십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해 언론들이 말한 그대로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전력사용이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모든 중요한 기술적 발전에는 비용이 수반된다. 비트코인의 경우, 그것은 전력"이라고 했다.
비트코인 광부들은 채굴 과정에서 단순히 휘발유를 불 속에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데이터를 저장하고, 거래를 처리하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러한 에너지 사용은 합의 메커니즘에 대한 논쟁의 핵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사한 결과를 얻기 위해 훨씬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정점 입증 프로토콜의 이점을 칭찬하지만, 업무 입증 프로토콜은 여전히 분산형 최종 게임에 더 안전하고 적합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작업 설명 프로토콜과는 정반대로, 작업 설명서는 광부들에게 새로운 블록을 형성할 때 전기 사용을 늘리도록 한다. 간단히 말해, 광부들은 전력을 통화와 교환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채굴업자들이 전력사용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있다.
◇ 비트코인의 재생에너지 혁명
알고리즘 측면에서 어떻게 그리고 왜에 대한 컨센서스는 차치하고, 비트코인 광부들은 이익을 남기기를 원한다.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 스캔들"의 주요 관심사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지만,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는 지에 대한 강조는 거의 없다. 사실 전력 사용량 자체보다 발전원에 대한 문제는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세계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고, 화석연료 가격도 오르고 있다. 정치적 논쟁과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 사실은 매우 명확해졌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재생에너지는 훨씬 더 저렴해지고 접근하기 쉬워지고 있다. 사실 어떤 지역에서는 너무 많은 전력이 남아돌아 생산자들은 사실상 그것을 다른 지역에 나눠주고 있다.
비트코인 광부들은 이같은 경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있으며, 그들은 저렴한 전력을 이용하기 위해 아이슬란드, 오리건, 워싱턴 주, 캐나다 같은 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 지역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곳이다.
가령 이스트 웨나치라는 워싱턴 주의 작은 마을이 대표적이다. 록키 산맥에서 바로 흘러나오는 컬럼비아 강의 도움으로 이 지역은 지구 상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를 제공하는 5개의 대형 수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붐 전까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는 시애틀이나 로스앤젤러스 같은 시장으로 수출됐지만, 비트코인 광부들이 기회를 포착하면서 거대한 채굴장이 건설됐다.
폴 로버츠는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일부 추정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광부들은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15∼30%를 차지할 수 있다"고 썼다.
◇ 비트코인은 어떻게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을까?
에너지저장(ESS) 기술이 증가하는 재생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에너지를 적절히 저장하거나 분배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한 재생에너지 전력 프로젝트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가상통화와 보안 전문가 안드레스 안토노폴로스는 "재생에너지 생산자들이 전력생산량을 제한하거나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비트코인 광부들이 태양광과 풍력발전업자들에 돈을 지불함으로써 더 많은 수익을 얻고, 더 짧은 시간 안에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와 비트코인 채굴업계가 성공적으로 협업할 경우, 관련 프로젝트에 효과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안토노폴로스는 "비트코인의 분산화가 에너지 생산의 분산을 촉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에너지 분배와 전력 부문의 분산을 촉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비트코인 채굴을 사용해 발전소를 보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컨 전문가는 "에너지 분산과 재생에너지를 통한 비트코인 채굴의 시장 전망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비트코인 광부들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에너지 분야의 또다른 부분이 있다. 바로 폐기물 연계 코인이다"라고 강조했다.
◇ 폐기물을 비트코인으로? ‘쓰레기 연계 코인’
세계은행의 사회, 도시, 교외, 주거 글로벌 현장 부문 에데 호르헤 이야스-바스케스 선임국장은 전세계 쓰레기가 현재 1억3000만톤에서 2100년 40억톤까지 30배 넘게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공공 건강과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로 부상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폐기물은 구식에 비경제적인 방법으로 처리된다. 그것은 태워지거나 버려지거나 저장되는데, 그 과정은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바이오 연료 연구와 폐기물 에너지화 기술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컨 전문가는 "비트코인 광부들이 에너지 기술의 새로운 발전을 이용할 수 있는 또다른 기회를 제공한다"며 "그것은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해 11월 PRTI와 스탠다드 아메리칸 마이닝은 폐기물을 가상화폐로 만들기로 결정했고, 그들은 성공했다. PRTI는 "타이어를 원유, 철강, 탄소로 바꾸는 일은 수익성 있는 사업"이라면서도 "진정한 가치는 새로운 방식으로 권력을 자본화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의 쓰레기 연계 비트코인을 제조한 PRT와 스탠다드 아메리칸 마이닝 이후 다수의 채굴업체들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컨 전문가는 "비트코인 광부들이 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을 추진하는 힘을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관건은 가상화폐와 에너지 산업이 함께 일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에너지 생산자들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새로운 수익원을 추가하거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에 자금을 제공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트코인은 언론에서 우려하듯 ‘전기 먹는 하마’거나, 검은 돈으로 악용될 수 있는 사악한 기술이 아니다"라며, "사실 재생에너지 혁명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정반대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