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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세 업고 달리는 수입차···‘연간 판매 30만대’ 고지 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9.18 15:17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폭스바겐 티구안.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수년 내 수입차 시장이 연간 20만대 판매, 점유율 20%까지 성장할 것입니다."

정우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장이 지난 4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열린 취임 기념 오찬자리에서 건넨 말이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BMW 화재 사태를 계기로 한풀 꺾일 줄 알았던 수입차 판매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하반기 신차 공세와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혜택이 겹치면서 정 회장의 발언이 올해 안에 실현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와 KAIDA 등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시장에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17만 9833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5만 3327대) 대비 17.3% 성장한 수치다. 월 평균 판매는 약 2만 2479대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등록대수는 약 27만대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수입차 시장은 그간 ‘폭풍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1년 10만 5037대였던 등록대수는 이듬해 13만 858대로 뛰었다. 이후 2013년 15만 6497대, 2014년 19만 6359대, 2015년 24만 3900대 등으로 몸집을 키웠다. 2016년 22만 5279대로 잠시 역성장을 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23만 3088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판매 급증의 경우 그간 경쟁에서 이탈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복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때 수입차 ‘빅4’로 분류됐던 이들 브랜드는 디젤게이트와 인증서류 조작 등으로 한동안 국내에서 차량을 판매하지 않았다. 작년 1~8월 차량을 신규등록하지 않았던 폭스바겐은 올해 같은 기간 8715대의 실적을 올렸다. 아우디의 판매도 8536대로 지난해보다 828.8% 늘었다.

특히 연말까지 개소세 인하 혜택이 이어지는 만큼 소비자들의 시선이 수입차 시장에 더욱 쏠릴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하 효과와 함께 각 브랜드별로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4분기에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3분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메르세데스-벤츠도 4분기부터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벤츠의 지난달 판매(3019대)는 물량 문제로 전년 동월 대비 36% 빠졌다.

신차도 집중 투입된다. 벤츠는 CLS 신모델과 신형 G-클래스 등을 준비 중이다. 토요타의 경우 플래그십 세단인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렉서스는 베스트셀링카 ES의 신모델을 투입한다. 지프는 올 뉴 컴패스, 올 뉴 랭글러 등을 출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 이미지를 굳혔다.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달부터 새로운 배출가스 및 연료효율 측정제도인 ‘WLTP’(국제표준시험방식)이 적용되는데, 이에 따라 이미 판매 중인 디젤차들이 배출가스 등을 새롭게 인증받아야 한다. 규제를 충족하지 못해 차량 판매를 잠정 중단하거나 인증 작업에 시간이 소요돼 차량의 고객 인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일부 업체들이 수입차 시장을 선도해왔지만 전체 수요가 늘며 중소 브랜드들도 판매·서비스 네트워크를 꾸준히 늘려왔다"며 "고객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크게 늘어난 만큼 수입차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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