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향방은] "100달러 넘는다" vs "돌파 못 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18.10.01 12: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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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주요 산유국들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앞두고 원유 증산을 거부하면서 국제 유가 전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의 원유 중개회사인 PVM 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 타마스 바가는 올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OPEC을 비롯한 25개 산유국이 이란의 공급량 감소를 메우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분명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4분기 원유의 공급이 빠듯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인 JP모건체이스도 지난 주 보고서에서 유가가 올해 배럴당 9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개정협상, 이란의 공급량 추산이 틀릴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석유 전문가인 프랭크 베라스트로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이란제재 타격이 애초 예상보다 일찍 강력하게 닥친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반대의 의견도 있다.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로인한 유가상승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유가 전망에 대해 "100달러 선 돌파 안 한다"며 유가 상승 가능성을 일축했다. 


◇ 골드만삭스, 유가 70-80달러 선 유지…"이란 부족분 상쇄 가능"


골드만삭스는 투자 노트에서 "유가가 저항선을 뚫고 크게 오르려면 이란 외에 공급 차질 관련 촉매제가 더 필요하다"며 "특히 OPEC 회원국 및 러시아는 이란으로 인한 부족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연말까지 7-80달러 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일프라이스 닷컴의 닉 커닝엄 연구원은 "골드만삭스는 대부분 상승세를 반영하여 유가를 전망하지만 이번 전망은 이례적이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이란산 원유공급 감소의 우려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4월 이후 이란산 원유 공급량이 이미 생각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밝히며 11월 제재 발효 이후에는 공급량이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의 대(對) 유럽, 일본, 한국 원유 수출량은 ‘무시할 정도로 낮은’ 수준까지 이르렀고 중국도 어느 정도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정유업체 역시 이란산 원유수입에 예상보다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는 11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거의 제로(0)로 낮출 모습이다. 이는 대부분의 원유 시장 애널리스트, 트레이더, 인도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어 인도석유공사, 바랏석유를 비롯한 인도 정유업계가 11월분 원유에 대해 이란과 거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했다. 

에너지 애스펙트의 암리타 센은 "인도는 사실상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했고 중국도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줄이고 있어 11월 이후 이란의 일평균 수출량은 백만 배럴 밑으로 떨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는 "패닉상태에 빠지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란 원유 공급량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감소되었다. 그러나 이란산 원유는 이라크를 통해 수출될 것이다"며 "OPEC+(OPEC을 비롯해 감산합의에 참여한 산유국) 국가들이 감소분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핵심 산유국인 리비아는 최근 일평균 128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이후 사상 최대치며 국가 에너지 관련 시설들의 보안이 확보되면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이 한층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의 원유증산으로 인해 OPEC+ 국가들의 총 산유량이 예상보다 더 높게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OPEC+ 국가들이 감산합의 이행률 100%를 모두 지킬 경우 50만 배럴이 추가적으로 확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중단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는 9월과 10월에 증산의지를 이미 밝힌 바가 있다. 이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사이에 있는 중립지대에서 원유생산 활동이 재개될 경우 2019년 1분기부터 30만 배럴의 추가 원유생산이 가능하다.


◇ OPEC, 증산 반대하는 이유는... ‘2014년 공급과잉 재발 우려+원유 수요 감소 전망’

이란산 원유 공급량은 생각보다 빨리 감소되고 있으나 이로 인한 시장 충격 영향은 아직 불투명하다.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이 중국·러시아와 함께 이란과의 교역을 유지하는 데 합의하면서 이란의 원유공급 감소분에 따른 손실 폭을 일정부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OPEC+ 국가들의 증산시기와 증산규모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증산시점에 대해 "과거 사례를 보면 OPEC은 원유공급감소가 실제 발생하면 조치를 취한다. 감소분에 대해 미리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난 23일 알제리 회의에서 증산을 거부하기로 한 OPEC의 결정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산시점을 기다리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OPEC+의 결정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OPEC+ 국가들이 추가 증산 시점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에 유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유(WTI) 가격 추이. 지난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는 1년만에 배럴당 40달러선 까지 폭락했다. [출처:한국거래소


원유가격이 오른 상태에 OPEC+ 국가들이 증산에 나설 경우,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과거 2014년 유가 붕괴가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 2013년 중반 배럴당 110달러(브렌트유 기준) 선에서 웃돌던 국제유가가 공급과잉으로 인해 2016년 초 20달러 대까지 추락했고 전세계 석유재고는 당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OPEC은 최근 알제리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에게 "지나치게 빨리 증산에 나서면 공급과잉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밝힌 바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OPEC+ 국가들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 증산에 반대한 이유는 2014년 공급과잉의 재발에 대한 공포가 큰 데다, 올해말부터 내년 초까지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데에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OPEC은 내년 상반기의 원유 수요가 지난 8월 산유량보다 60만 배럴 적은 수준으로 보고있기 때문에 원유시장은 공급차원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닉 커닝엄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OPEC은 추가로 증산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가격 폭등에 대한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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