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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류세 인하에 돌입한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소 관계자가 휘발유 가격을 ‘1591원’으로 조정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유류세 15% 인하 첫날인 6일 기름값이 저렴한 주유소를 찾으려는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정유사들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의 기름값은 인하된 반면 일반 자영주유소는 재고 물량에 따른 시차로 인해 기름값 인하가 늦어지면서 정부 정책이 실제 주유소 유가에 반영됐는지에 대한 시민의 불만이 많았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과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서민의 부담 완화를 위해 이날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유류세를 15% 낮춘다. 하지만 기름값 인하 정도는 주유소별로 달랐다. 대형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들은 이날부터 당장 세율 인하분을 100% 가격에 반영해 기름값을 인하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주유소의 경우 전날과 가격 차이가 없거나 소폭 인하된 가격에 판매했다. 유류세가 인하되기 전 주유소 탱크에 받아놓은 기름을 다 소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류세 15%를 반영하면 휘발유는 리터당 최대 123원, 경유는 87원, LPG·부탄은 30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서울 강서구의 GS칼텍스 한 직영주유소를 찾으니 휘발유가 리터당 1678원, 경유는 1495원이었다. 전날 리터당 1800원대였던 휘발유 가격이 인하된 상태였다. 이 직영주유소를 운영하는 이모 사장은 "오늘부터 유류세 15%가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하라는 본사의 지침이 내려왔다"면서 "휘발유와 경유에 유류세 15%를 정확하게 반영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곳에서 200m 떨어진 한 자영주유소는 휘발유 1728원, 경유 1537원의 가격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전날 판매가격과 변동이 없었다. 이유를 묻자 김모 사장은 "재고물량이 남아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 못했다"면서 "최대한 재고가 쌓이지 않게 기름을 소진했기 때문에 오늘 저녁이면 인하된 휘발유와 경유를 받을 수 있어 우리도 내일이면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영주유소의 경우 전날보다 30∼40원 내린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은 재고물량이 남아 있었지만 유류세 인하 분위기와 주변 직영주유소와의 가격 차를 낮추기 위해서 소폭 인하했다.
유류세 인하가 시작되더라도 며칠은 직영주유소와 자영주유소의 기름값이 다를 수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는 소비자는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서 직영주유소를 찾으려고 해 오전 한때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포털에서는 ‘유류세 인하’ ‘직영주유소’ ‘오피넷’ 등이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은 정유공장에서 출고되는 즉시 유류세가 붙는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송유관을 거쳐 전국 석유비축기지나 저유소에 저장됐다가 주유소에 판매된다. 정유소에서 주유소 도착까지는 보통 1∼2주 정도 소요된다"면서 "하지만 소비자가 유류세 인하 효과를 바로 체감할 수 있도록 국내 정유 4사는 1∼2주 동안의 세금 손해분을 떠안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유류세는 휘발유와 경유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자동차세(주행분, 교통세의 26%), 교육세(교통세의 15%)가, LPG 부탄에는 개별소비세에 교육세(개별소비세의 15%),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유류세가 휘발유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2%, 경유는 44.5%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판매가격에 최대한 반영되도록 관계부처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