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죄고, 누르고, 강제하고…대기업들 "그러니까 해외로"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2018.11.07 14: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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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최근 정부와 여당이 최근 발표한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계획에 대해 재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강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재계 안팎에선 정부의 지나친 포퓰리즘 정책이 시장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말이 좋아 ‘협력’…사실상 ‘강제’하겠다는 것"

정부의 여당이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가 이익을 나누는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에 나선다. 협력이익공유제는 대·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정한 목표 매출이나 이익을 달성하면 대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떼어주는 제도다.

더불어민주당과 중소벤처기업부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 협의를 갖고 ‘대·중소기업이 함께 가는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한 기업에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주어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채찍’이 아닌 ‘당근’이라 강조하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정부 방침을 따르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나눠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아닐지 우려하고 있다.

7일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협력업체가 국내에만 국한된 것도 아닌데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여러 중소협력업체들의 기여도를 각각 어떻게 평가할지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 직접적으로 투자한 주주들의 반발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해봐야할 문제"라며 "법적으로 배임의 소지가 없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 대기업 해외 유출 심각…"중소기업도 죽이는 정책"


정부의 ‘반(半)강제’적인 정책 탓에 대기업의 해외 이탈 역시 우려점 중 하나다. 올 상반기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에 공장을 세우거나 증설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74억 달러(약 8조3000억 원)에 이른다. 주52시간 도입 및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등의 여파로 기업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협력’대금까지 강제한다면 기업의 해외 이전은 예견된 수순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주요 대기업들의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오히려 국내 전체 고용 인원은 소폭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정부의 대기업 ‘옥죄기’ 정책이 오히려 중소기업을 죽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기업이 정부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주요 협력사들을 해외 업체로 변경할 경우, 이것이 중소기업에게도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대기업들은 이미 협력업체에 대한 자체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으며, 이번 정부 들어 상생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과 현대차의 경우만 봐도 이미 추가로 자본을 투입해 1~2차 협력사를 중심으로 운영해온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SK는 아예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가치 확산’을 모토로 중소기업 및 지역사회 등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를 따져봐도 협력이익공유제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간섭이 오히려 시장의 자율적인 자정 기능을 훼손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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