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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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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업계, ICT 결합 ‘스마트 플랜트’ 구축 속도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1.19 14:14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활용 공정 안전성 높여…시간단축·사전 사고감지까지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생산 효율성과 공정 안정성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ICT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플랜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 플랜트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공정의 안전성을 높이고, 인간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구축한 미래형 공장이다. 정유·화학 공장은 그 특성상 공정 자동화가 이미 상당히 구축돼 있지만, 기존 제조업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개념을 넘어서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조기에 위험을 감지하고 이상징후를 발견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수준까지 올라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스마트 팩토리의 일환인 스마트 플랜트 구축을 위한 TF팀을 신설하고 스마트 플랜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의 기업PR 캠페인.

◇ SK이노, 스마트 플랜트 선도= 정유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스마트 팩토리의 일환인 스마트 플랜트 구축을 위한 TF팀을 신설하고 주력 사업장인 울산CLX에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회전 기계 위험예지, 스마트 공정운전 프로그램, 스마트 워크 퍼밋(Smart Work Permit) 등 4개 과제를 선정해 1년 3개월 동안 시범 운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가운데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시스템을 자사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시스템은 정해진 시간대별로 사람이 직접 유해가스를 측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가스 측정기기로 유해가스를 실시간 확인해 필요할 때 마다 작업중단과 대피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종이로 진행되던 작업허가서를 모바일과 전자서명 등으로 대체하는 스마트 워크 퍼밋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작업 허가를 받기 위해 관련 부서 4곳 이상에 허가를 얻어야만 해 평균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모됐지만 이 시스템 도입 이후 허가서 발급 시간이 30분 이내로 단축됐다.

회전기계 위험 예지 시스템의 경우 회전 기계의 상태를 실시간 감시하고 인공지능의 머신러닝 분석을 통해 이전 사고사례를 학습시켜 이상 징후를 사전에 예측,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스마트 공정운전 프로그램은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으로 이상 징후를 사전에 인지하고, 경고와 자동 셧다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SK이노베이션은 2개 과제들도 전 사업장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사진1. 한화토탈 스마트세일즈시스템

▲한화토탈이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영업활동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세일즈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화토탈 직원이 스마트 세일즈 시스템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 한화토탈, 스마트 세일즈 구축= 한화토탈은 영업활동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기기에 설치된 어플리케이션만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세일즈 시스템(Smart Sales System)’ 구축을 완료하고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근무환경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스템에 흩어져 있던 영업 관련 업무처리기능을 한 곳으로 통합해 복수의 시스템에 접속할 필요없이, PC없이도 관련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내수영업뿐만 아니라 수출영업부문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스마트 세일즈 시스템 도입으로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업무시간이 월 1400시간 절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스마트 오더·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는 주문, 출하현황, 물류 추적, 여신·채권현황, 시험성적서 등 고객들이 필요한 정보와 업무를 모바일기기로 직접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는 고객 중심 서비스이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단지 내 전용 무선통신망 기반의 스마트 플랜트 구현을 위한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단지 내에 구축된 무선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방폭 스마트폰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일부 생산 교대조를 대상으로 방폭 스마트폰을 시범 운영했으며 전체 공장에 확대 배포할 계획이다.

LG화학 대산공장

▲LG화학 대산공장은 사업장 곳곳에 산업용 직캠을 설치해 이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 LG화학, 대산공장 LTE 전용망 구축= LG화학은 지난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예측하는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예측모델은 주로 나프타를 단기거래할 때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산공장 사업장 내 LTE 전용망 구축을 완료하고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공장 내 상황을 서버에 실시간 기록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했다. LTE 전용망은 사업장 내 인증받은 사용자만 접속할 수 있어 보안을 대폭 강화한 것은 물론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우선 제품출하 검수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에는 출하 시 검수내용을 종이에 직접 기록했지만, LTE 전용망 구축 후 출하 체크리스트 및 검수사진을 온라인 서버에 등록하면서 기존에 발생했던 오류들을 일시에 해소했다. 검수 이력이 서버에 실시간으로 자동 축적돼 정보의 누락이 사라지고, 데이터의 정확성을 확보했다. 또 검수체크의 편의성이 향상돼 검수진행 시간을 대폭 줄였다. 실제로 물류차량의 공장 체류시간이 과거 75분에서 지금은 25분으로 조사됐다. 

IoT기반 기술은 공장 내 안전관리도 크게 강화시켰다. 기존에도 공장 내 중요 시설은 CCTV를 통해 모니터링했지만 세세한 작업까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IoT를 활용한 산업용 직캠 도입으로 현장의 실시간 영상이 방재실로 자동 송출돼 현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졌다. 영상은 데이터로 축적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플랜트는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안전사고를 미리 감지하고 이를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스마트 개념이 점차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모바일, IoT 기술을 결합하면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까지 가능케 하는 ‘지능형 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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