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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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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도, 가맹점도 등 돌린 제로페이… 그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1.26 08:51
서울페이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내달 ‘소상공인 간편결제(이하 제로페이)’ 출시를 확정 지은 상황에서 아직 제로페이를 향한 소상공인들의 시선은 미지근하다. 업계는 제로페이 정식 출시까지 남은 시간이 한 달 남짓한 가운데 소비자의 부정적인 시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25일 정부 및 서울시에 따르면 제로페이는 내달 20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제로페이는 가맹점 카드수수료에 부담을 느끼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신용카드사의 결제 망을 거치지 않는 결제 방식을 일컫는다. QR코드를 통해 고객 계좌에서 자영업자의 계좌로 바로 현금이 이체되기 때문에 가맹점 수수료가 말 그대로 0%다.

제로페이는 앞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의 대표적인 공약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3선을 이끄는데 큰 비중을 차지한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제로페이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제로페이 사업에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을 비롯한 18개의 금융회사와 네이버, NHN 페이코 등 10개 간편 결제 사업자가 참여키로 한 가운데 참여 은행이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울며 겨자 먹기 식’ 참여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시중은행의 경우 계좌이체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 짭짤했지만, 제로페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사실상 계좌이체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거나 상당 부분 할인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좋지 않다. 서울 중구 일대의 한 소상공인은 "현수막도 걸고 홍보를 많이 하는 것 같긴 하지만 실제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많이 참여할지는 미지수"라며 "시행 후 결과와 분위기를 보고 참여를 하면 했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선뜻 참여 가맹점으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제로페이를 사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 역시 미미하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제로페이를 사용하면 소득공제 40%가 적용된다고 홍보하지만, 기존 카드사가 제공했던 각종 할인 및 포인트 혜택과 비교했을 때 유인 매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카드업계가 제로페이 도입에도 격렬한 반대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있어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문가의 시각 역시 업계와 다르지 않다. 금융연구원 소속 연태훈 선임연구위원은 ‘제로페이를 활용한 가맹점 결제수수료 부담 완화’ 자료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본원적 편익으로 평가할 때, 현재까지 제시된 유인책만으로는 제로페이가 신용카드를 대체하거나 적어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결제수단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영세·중소가맹점 대상의 지급 결제 시장에서 제로페이가 대세적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유효한 사용자 네트워크의 규모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매우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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