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바야흐로 프랜차이즈 전성시대입니다. 새로 생기는 상권에는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연이어 들어서고 배달음식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 전체 매출에서 프랜차이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23.1%에 이릅니다.
업종별로는 차이가 있는데요. 치킨 전문점의 경우 그 비중이 82.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제과점업은 60.7%로 뒤를 이었고요. 피자·햄버거·샌드위치 전문점도 56.1%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분식·김밥 전문점(31.5%), 비알코올음료점업(31.2%),일식·서양식(14.5%), 한식(12.9%) 등에서도 프랜차이즈 비중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프랜차이즈가 늘며 각종 잡음도 커지고 있습니다. 본사의 갑질, 식자재 납품과 관련한 각종 비리, 오너리스크 등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최근에는 제너시스 BBQ가 그 중심에 섰습니다. 윤홍근 회장 관련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회사가 시끄러웠거든요. 교촌치킨 역시 회장 일가가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공교롭게도 BBQ와 교촌치킨은 올해 업계를 대표해 치킨값 인상(교촌은 배달비)까지 추진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고조시켰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미스터피자는 전 회장의 갑질·횡령 등 여파로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받고 있고요.
가맹점들의 분위기도 좋은 편은 아닙니다. 내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자 경영’을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네요. 프랜차이즈가 너무 많이 생겨난 것이 원인이기도 합니다. 국내 외식업체 수는 약 68만개 수준으로 전국 사업체(395만여개) 중 17%를 차지합니다. 반면 명목 국내총생산에서 외식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불과하죠.
프랜차이즈 전성시대의 이면에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셈입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우선 프랜차이즈 시장에 인수합병(M&A)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수성가한 사업자가 점포 수를 일정 수준 늘린 후에는 ‘전문경영인’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뜻입니다. 갑질, 비리 등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그간 들려온 각종 논란을 잘 살펴보면 ‘회장님’ 또는 ‘대표님’의 독단이 근간에 깔려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성공신화를 써나간 브랜드들이 한 순간 몰락하는 장면도 여럿 있었고요. 음식을 잘 만드는(창업주) 사람이 경영도 잘 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회장님들이 욕심을 버린다고 프랜차이즈의 구조적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맹점주 또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만 믿고 ‘묻지마 창업’을 했다 주저앉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여기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등장합니다. 빽다방,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등 20여개 브랜드를 보유 중인데요. 매출액이 2013년 775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1740억 원으로 뛰었습니다.
더본코리아의 가장 큰 특징은 회사 내부에 영업팀이 없다는 점입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상당히 독특한 경우죠. 가맹점을 차리고 싶다면 점주가 직접 상권 분석 등을 한 뒤 회사를 찾아와야 한다고 하네요. 절차와 심사도 꽤 까다롭다고 합니다. 브랜드만 따라오지 말고 ‘점주의 자격’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백 대표의 철학이 녹아있는 분석입니다. 가맹점 늘리기에 급급해 무리하게 세력을 키우다 몰락한 브랜드들과 비교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이해 관계자들이 마음을 고쳐먹으면 활로가 보일 것입니다. 아직 하늘은 안 무너졌습니다. 구멍을 찾기 보다는 우선 하늘이 무너지지 않게 힘을 쏟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