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KB증권 WM총괄본부장. |
"시장에는 다양한 상품과 다양한 고객들이 있습니다. 고객의 성장이 곧 KB증권의 발전이라는 생각을 갖고 투자자 나이, 성향, 자산에 따라 맞춤형으로 자산을 컨설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완전판매는 예나 지금이나 금융당국의 골칫거리다. 물론 당국의 엄격한 감독과 업계의 자체적인 노력으로 과거보다는 많이 개선됐지만, 어느 누구도 불완전판매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건 분명하다. 최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만난 이형일 KB증권 총괄본부장(전무)은 불완전판매를 "고객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새롭게 정의했다. 보통 불완전판매란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상품 손실 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을 일컫는데, 이것의 범위를 더 크게 넓힌 것이다.
이 본부장은 "모든 연령대, 모든 사람들이 중위험, 중수익 상품만 추구해서는 안된다"며 "60대 이상 투자자에게 리스크가 큰 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무책임하지만 20대 초반 투자자에게 무조건 안전하게만 투자하자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소비자들의 연령대, 현재 갖고 있는 자산, 투자 성향에 따라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상품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 고객의 수익이 곧 본인의, 더 나아가 회사의 성장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작년 1월 KB증권 출범 이후 KB증권 내부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KB금융그룹 일원으로써 더욱 커진 직원들의 책임감이다. 은행과의 협업으로 직원들이 보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됐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이를 전달하는 채널의 역량도 향상됐다. 이것이 곧 상품 잔고 등 숫자로 가시화되고 고객들한테도 호평이 쏟아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실제 KB증권의 대표적인 자산관리 상품인 ‘KB 에이블 어카운트’ 잔고는 작년 7월 출시 이후 1년 4개월 만에 약 1조600억원이 판매되며 빠른 속도로 잔고를 늘리고 있다. 이 본부장은 "아무리 매일 매일 교육을 한다고 해도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변화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실제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그룹사는 물론 내부 분위기가 워낙 좋고, 직원들 자체적으로 사명감을 갖고 고객들과 만나다보니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상품 경쟁력도 강화되는 등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 KB증권의 위탁, 자산관리 영업이익은 지난해 401억원에서 올해 1338억원으로 3배 넘게 급증했다. 그럼에도 KB증권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고객들에게 더 좋은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선보인 고객관리 시스템 SFA(Sales Force Automation)에서 더 나아가 내년 9월경에는 PB들의 자산관리 상담에 용이한 새로운 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SFA는 고객 자산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고객 성향에 적합한 모델포트폴리오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라며 "내년 9월 오픈하는 시스템은 더욱 다양한 고객 맞춤형 모델포트폴리오 제공과 이에 대한 체계적인 사후관리로 고객자산의 전사적 관리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액자산가를 위한 상품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9월 기업인과 세무에 특화된 VIP서비스를 제공하는 ‘KB 기업인 세무자산센터’를 오픈했다. 이 본부장은 "기존 기관이나 법인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고액자산가도 자산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부동산 대체상품 등을 구상하고 있다"며 "현재 전국에 있는 복합점포 중 몇 군데를 지역 특성에 맞게 VIP전용 라운지 등으로 재편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