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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공포에 글로벌 금융시장 ‘지각변동’...코스피↓환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2.05 16:42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국고채 금리차 ‘축소’
미국발 한파에 韓·中·日 증시도 급락...환율만 ‘상승’
무역협상 불안에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韓경제도 ‘깜깜’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미중 무역분쟁 재발 우려와 미국발 금리인상 등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에 역전현상이 일어난데 이어 국내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차도 2년여만에 최소 폭으로 좁혀졌다. 이로 인해 미국은 물론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등 안전자산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 미국발 공포에 아시아 증시도 ‘쑥대밭’


5일 아시아 증시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04포인트(-0.62%)내린 2101.31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2086.57까지 내려앉았다.

외국인은 1970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814억원, 93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438억원), 기관(-531억원)의 매도로 7.51포인트(-1.06%) 내린 701.12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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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아시아증시 추이.(사진=다음 화면 캡쳐)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4.96포인트(-0.56%) 내린 2651을 기록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와 토픽스지수도 각각 116.72포인트, 8.71포인트 하락했다.

간밤 미국 증시도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4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800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다우지수(-3.1%), S&P 500지수(-3.24%), 나스닥 지수(-3.8%) 등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기피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60포인트(0.69%) 오른 1114.10에 거래를 마쳤다.

◇ 미국에 이어 한국도 장단기 금리차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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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투자협회)



이렇듯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것은 미국에 이어 국내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연 1.907%, 10년물은 2.064%로 각각 마감해 장단기 금리차를 15.7bp로 좁혔다. 전일 2016년 10월 4일(17.9bp)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8.8bp로 좁힌데 이어 또 다시 금리차가 축소된 것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2년 만기, 1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금리) 격차도 0.12%포인트 아래로 떨어져 2007년 6월 이후 최소를 기록했다. 전일 장중에는 2년물과 3년물 금리가 5년물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장기채는 만기가 길어 수익률도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향후 경기상황을 안좋게 보는 경우 장기채가 큰 폭으로 하락해 단기채와의 격차를 줄이고 심한 경우 역전되기도 한다. 실제 국고채 10년물은 작년 1월 13일(2.096%)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 트럼프 "나는 관세맨"...무역전쟁 불안에 금리인상까지


이렇듯 글로벌 금융시장에 ‘비상등’이 켜진 것은 경기 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전쟁 불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금리인상 등이 모두 맞물렸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금융정책 안정화 차원에서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올렸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불안감이 엄습한 것이다. 증권사 채권 담당 연구원은 "그간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을 봤을 때 금리를 인상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증시가 폭락한다"며 "이런 현상은 어느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금리인상, 경기둔화 등 모든 악재가 다 맞물린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과 중국이 이달 초 정상회담 이후 무역협상을 개시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에서 "나는 관세맨"이라며 중국이 제대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관세 폭탄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도 ‘암흑기’가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8.4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시절(2009년 5월 97.9) 이후 가장 낮았고,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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