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ㅣ인터뷰] 에머슨일렉트릭, "한국은 매력적 시장…부산 시험실 통해 더 큰 기회 만들 것"

▲하칸 에르다마 에머슨일렉트릭 아시아 중동 & 아프리카 사장 [사진제공=에머슨일렉트릭]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한국은 발전, 석유화학, 엔지니어링 등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적 수출 기업이 많은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국에 대한 투자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

하칸에르다마 (에머슨일렉트릭 아시아·중동 ·아프리카) 사장은 지난해 죽전의 새 사옥 건립과 부산 시험실을 포함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 더욱 큰 기회로 이어나갈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에머슨은 산업용에너지, 전력발전, 수처리 등의 산업분야 자동화 솔루션 사업과 제어 시스템 등 상업·주거 솔루션을 개발하는 미국의 전기·전자기기 제조업체다. .

그는 "지난해 에머슨 글로벌 매출은 174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중 약 40억 달러가 아시아 시장의 성과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에머슨은 아시아 시장에서 약 21% 성장해, 아시아 외 다른 대륙 시장에 비해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에머슨은 2020년 까지 200억 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머슨은 이를 위해 현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들과 제휴를 맺으며 유기적 성장을 일구어 나갈 예정이다.

다음은 하칸에르다마 사장과 본지가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에머슨의 주력사업에 대해 소개해달라.

▲ 에머슨의 사업은 크게 두 가지 플랫폼으로 나뉜다. ‘공정 자동화 솔루션’과 ‘상업·주거용 솔루션’이다. 포괄적으로 에머슨은 플랜트 운영 전반과 산업·생산 과정에서 효율적 운영과 유지, 보수 솔루션을 제시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솔루션 사업은 수요자의 요구에 맞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사업이다. 에머슨은 화학, 오일&가스, 제철, 발전, 제약, 원유 정제, 식음료 플랜트 등에서 솔루션을 제공한다. 상업·주거용 솔루션 사업은 난방, 저온 유통, A/C 그리고 냉동/냉장, 공조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첨단의 압축기, 컨덴싱유닛, 열교환 기기, 관련 시스템과 구성품을 이용해 식품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가치로 두고 있다.


-에너지 소비 절감 등 에너지 효율 향상도 주요 사업으로 알고 있는데.

▲ 에어컨이나 냉동기를 보면 결국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그 안에 들어있는 압축기다. 그 압축기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에 따라 효율이 달라진다. 자동화 솔루션의 경우 단순히 운영 장비 뿐만 아니라 운영 과정을 효율화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 공정의 흐름을 파악하고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에어컨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 부분만 신경 써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에머슨은 압축기 개발 제조 전문회사이기 때문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제어해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막는지, 어떻게 효율적으로 가동할지 알고 있다.

석탄 난방용 솔루션도 제공한다. 기존 석탄 난방은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공기 질도 나쁘게 한다. 에머슨은 고효율 압축기를 적용한 공기열원 히트펌프 온수히터를 통해 2~3배 더 효율적이면서도 공기의 질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국의 부산에 시험실을 만든 이유와 역할은?

▲앞서 말했듯 한국은 에머슨의 주력 솔루션들을 적용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다. 또한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에너지 효율향상에도 관심이 높다고 알고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과 고효율 시스템 구현과 검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에머슨은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연구소를 통해 오랜 기간 동안 광범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시험실은 에머슨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솔루션이 고객들의 목적에 맞는지 검증하고 실험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개별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새로운 규제에 맞는 기술을 검증할 시험실을 갖추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에머슨의 최첨단 시설을 통해 고객은 에너지 효율 증진에 필요한 실험, 공조조화냉동기술 (HVACR) 등에 특화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선행기술과 제품 연구, 디자인 연구소 그리고 에머슨 R&D 센터는 미국과 중국에 있다. 상업·주거용 시험실은 인도, 두바이, 태국, 중국 그리고 다섯 번째 시험실이 된 부산 클라이밋 통합 솔루션 시험실이 있다. 부산의 시험실은 디자인된 엔지니어링 결과를 검증하고 실험을 하는 곳이기에 ‘시험실’로 표현했다.

▲에머슨 클라이밋 통합 솔루션 시험실 [사진제공=에머슨일렉트릭]

-에머슨이 부산 시험실 통해 고객사에 제공할 솔루션과 성능에 대해 알고 싶다.

▲ 한국의 에너지 효율 등급은 다른 국가에 비교해 가장 까다로운 국가 중 하나다. 새로운 규제에 맞는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실은 중소기업의 경우 현실적으로 갖추기 어렵다. 까다롭고 고가인 검증 과정을 통합적 솔루션으로 지원하는 것이 에머슨 부산 시험실의 주요 성능이자 목적이다. 시험실은 국내와 해외 고객이 소통할 수 있는 허브(Hub)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 그 중에서도 부산에 시험실을 건립한 이유와 기대효과가 궁금하다.

▲ 부산 시험실은 동북아시아 지역 주로 한국, 일본 그리고 대만 고객을 지원하게 된다. 한국이 우선 지역으로 채택된 이유는 한국이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 기술 시장의 트렌드는 통합 솔루션이다. 냉방, 난방 그리고 콜드체인 산업 또한 그렇다.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을 후보지로 고려했었다. 다만 일본은 시장이 워낙 보수적이고 로컬 브랜드가 워낙 강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은 해외 브랜드와 기술에 개방적이며, 선진기술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부산에는 시험실을 필요로 하는 중소규모 업체가 많이 분포해 있고 항구와 가깝기도 해서 해외 고객사가 많은 에머슨에게 잘 맞는 요건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시장을 통해 에머슨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시장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싶다. 부산의 시험실이 에머슨과 한국시장에 활력을 더욱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