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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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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지난해 미국에 이어 세계서 사실상 1위...'나홀로 독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1.11 08:00

▲자료:인사이드이브이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전기차 시장의 판매량이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가 북미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전기차 시장은 중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크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171만3957대의 전기차(배터리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포함)가 팔린 가운데 36만1307대가 북미에서 판매되면서 시장점유율 21%를 차지했다.

또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테슬라가 19만1627만대로 시장점유율 5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동안 팔린 신차 중에 절반 이상이 테슬라 차량인 셈이다.

특히 테슬라의 ‘모델3’는 지난 한 해 동안 북미 시장에서 매월 판매량 1순위를 차지하는 등 단일 전기차 모델로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13만9782대가 팔려 현지 시장점유율 38%를 달성했다. 테슬라는 PHEV를 제외한 BEV 판매량에서 1위 ‘모델3’에 이어 ‘모델S·X’가 2·3위를 차지하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북미에서 총 판매된 전기차 모델 순위에서 테슬라 모델3 다음으로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PHEV가 2만7595대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모델X(2만6100대), 모델S(2만5745대), 혼다 클래리티 PHEV (1만8602대), 쉐보레 볼트 PHEV 모델과(1만8306대) BEV 모델(1만8019대)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기아차의 니로 PHEV가 3389대, 현대 아이오닉 PHEV가 1590대 판매되 각각 15위, 22위를 차지했다.

북미시장에서 국산차는 일본차에 비해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4개 브랜드(토요타·닛산·혼다·미쓰비씨) 5개 차종으로 6만5783대를 판매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6개 모델로 788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일본 전기차의 북미 점유율은 18%, 국산차는 약 2%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내 전체수요에 대한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나 일렉트릭’ 등은 지난해 3분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도 판매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새해에도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북미 배정물량은 3만대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의 시장 독주가 계속되면서 한·일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서 국산 제품은 크게 밀리는 모양세다. 일본의 파나소닉이 테슬라 모델3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북미 전기차 시장이 2017년 19만대에서 지난해 36만대로 두 배 가까이 늘어, 전체 배터리 시장 규모도 잇따라 두 배 가량 늘었지만, 작년 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11%(2215㎿h)에 그쳤다. 이 기간 일본산 배터리는 약 1만6800㎿h로 89%를 차지했다.

배터리 업계 한 전문가는 "국산 브랜드의 고질적인 수요예측 실패 문제로 지난해뿐 아니라 올해도 글로벌 시장 선점에 한계가 예상된다"며 "배터리 시장 역시 테슬라 독주가 계속되는 한 일본과 격차를 좁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테슬라 아성을 깰 신차 판매가 당분간 없는데다,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 등 보호무역주의가 시장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에 이어 일본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판매량이 늘고 있어 큰 시장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모델3


◇ 테슬라 사실상 세계 1위…세계 최대 車시장 中·EU 공략 박차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진 테슬라는 올해부터 유럽과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모델3는 이제 유럽의 ‘좌측 핸들’(우측 주행) 국가에 대해 열려 있다"며 "당신의 모델3를 설계하라"고 밝혔다.

미국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우측 주행 국가인 독일 등에서 우선 모델3를 판매할 예정이다. 독일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3 가격은 6만 유로(약 77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영국과 같은 좌측 주행 국가에서는 2019년 하반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영국 소비자들은 모델3를 예약할 수는 있지만 아직 사양을 구성할 수는 없다.

유럽시장 진출에 이어 테슬라는 지난 7일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테슬라의 전기차·부품 공장)의 조기 착공에 돌입했다. 이는 테슬라가 미국 이외 처음으로 짓는 기가팩토리다.

약 1억4000만 달러(약 1567억원)의 공장용지 비용과 20억∼50억 달러로(약 2조2400억원∼5조6000억원) 추산된 설립비용을 투자해 건설되는 기가팩토리는 올해 연말부터 모델 3를 생산하고, 향후 모델 Y도 생산해 중화권 지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상하이시에 따르면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1단계 완공 후 연간 25만대의 모델3 등 전기차를 생산하게 된다.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생산 능력이 50만대에 이르게 된다.

테슬라는 미국에 이어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인 중국 현지 생산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비용을 절감하고,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수입 관세 불확실성이라는 악재도 피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상하이에 공장을 건립할 경우 고율 관세와 태평양을 건너 차량을 운반하는 운송비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만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토종 전기차기업 비야디(BYD)와 세계 전기차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비야디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24만7800대로 기록된 반면 테슬라는 약 24만5200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야디가 판매하는 전기차 중 순수전기차는 절반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PHEV 전기차다. 반면 테슬라가 판매한 차량들은 모두 순수전기차이기 때문에 사실상 지난해 전 세계서 전기차 판매량 1위는 테슬라가 달성한 셈이다.

판매량 증가율 방면에서도 테슬라는 비야디보다도 빠르게 성장 중에 있다. 지난해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야디는 118% 증가했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지난해 비야디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110%로, 이는 업계 증가율(60%)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만약 배터리 생산량만 충분했다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30만대 돌파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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