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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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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문제의 ‘화웨이’ 장비 도입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1.21 15:20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각국 정부를 중심으로 반(反) 화웨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통신업계는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5G 초기 상용망 구축에 화웨이를 배제하겠다고 밝힌 SK텔레콤과 KT도 향후 추가 장비업체 선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SK텔레콤·KT…화웨이 아예 밀어낸 것 아냐


미국을 중심으로한 반(反)화웨이 연합전선이 구축 중인 가운데 국내 통신업계가 관련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는 5G 상용망 초기 구축을 위한 장비 업체를 선정해 발표했다. 당시 SK텔레콤과 KT는 화웨이를 배제한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을 장비업체로 선정했고, 유일하게 LG유플러스만이 화웨이를 장비업체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SK텔레콤과 KT도 향후 화웨이 장비를 추가로 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1일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번에 이통3사가 발표한 장비업체는 5G 상용화를 위한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통신장비업체 진짜 승부처는 5G SA(스탠드얼론) 장비가 출시되는 올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과 KT 관계자도 "지난해에는 LTE 네트워크와 5G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NSA(논스탠드얼론) 장비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며 "지난해 발표한 업체 외에도 장비업체를 추가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것이 반드시 특정 업체를 추가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향후 여러 제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찌감치 화웨이를 장비 업체로 선정한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중 가장 많은 5G 기지국을 구축한 상태다. 지난 연말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현재 LG유플러스는 전국에 5500여 개 기지국을 구축한 상태"라며 "향후 산업계 표준이 되는 기술이라고 판단해 5G 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조기 망 구축 전략에 화웨이와의 협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화웨이’ 문제 있다? 없다?…종착역은 ‘오리무중’

세계적으로도 각국 정부와 산업계는 화웨이에 대해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먼저 미국은 보안 우려를 이유로 동맹국에 ‘화웨이 보이콧’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호주, 뉴질랜드가 공식 배제 결정을 밝혔고, 독일과 영국, 캐나다 등도 범정부 차원의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최근 독일산업연맹(the Federation of German Industries, BDI)은 독일이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느 업체라도 증거가 없다면 5G 이동통신망 구축 파트너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캐나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 주정부가 운영하는 통신사인 사스크텔(SaskTel) 역시 화웨이 장비가 안전하다는 의견에 힘을 보탰다. 최근 사스크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대릴 고프리(Daryl Godfrey)는 "지금까지 화웨이 장비는 매우 안전하며 의심스러운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장비에 수행된 테스트 및 보안 점검에 대해 아무런 염려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스크텔은 3G 네트워크를 구축한 2010년부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지난해 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화웨이 장비는 국내 보안 규정에 따라 70여개 가이드라인에 대해 검증을 완료한 상태"라며 "국제인증기관을 통해 보안 검증이 완료되는 시점에 여러 전문가들에게 직접 확인시켜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보안 논란은 5G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주도권 경쟁"이라며 "승자가 결정되지 않는 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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