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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文대통령 다시 만난 벤처업계…'규제 샌드박스' 사례 만들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2.07 15:12

청와대, 김택진·이해진 등 벤처 창업가 7인 초청
'혁신성장' 현장 의견 수렴…최소 인원·깊은 대화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 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문 대통령, 김범석 쿠팡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아랫줄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류세나 기자] 1세대 벤처창업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3일 만에 문재인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다시 만났다. 혁신 성장 등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듣고, 현장 의견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번엔 벤처공룡 네이버를 비롯해 1세대 바이오기업 마크로젠 창업자도 함께 배석했다. IT·벤처업계에서는 이번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기로 각종 규제에 막혀 있는 사업화 굴레들이 본격적으로 해소돼 나가게 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는 혁신성장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 아래 청와대와 중소벤처기업부, 4차산업혁명위원회 주최로 마련됐다. 

벤처기업들이 신산업 분야에서 혁신성장을 이끌어 줘야 경제 활력에도 탄력이 붙는다는 대통령의 판단 아래, 설 명절 직전 1세대 벤처 기업인들과 한국형 유니콘기업 창업자 등 극소수 인원들에 청와대 방문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청와대를 찾은 인물들은 김택진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CIO),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등 벤처 1세대들과 한국형 유니콘기업으로 꼽히는 쿠팡의 김범석 대표,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 비바퍼블리카 이승건 대표, L&P코스메틱 권오섭 대표 등 7명이다.

특히 지난달 7일(중소·벤처기업인 간담회)과 15일(기업인과의 대화) 치러진 대통령과 기업인들과의 회동의 경우 100명이 넘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된 데 반해 이날은 10명 안팎의 소규모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보다 심도 깊은 토론이 가능했을 것으로 점쳐지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먼저 소규모 행사로 치러진다는 점에 기대가 크다"며 "벤처기업 창업주 중심으로 초대된 자리인 만큼 혁신 성장과 정부 지원 등 측면에서 보다 구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꼭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에도 중소·벤처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 여성기업, 벤처기업, 창업기업, 지역 스타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인 등 2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하긴 했지만, 이는 현 정부가 벤처와 혁신성장에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이번 자리에 유니콘기업과 벤처업계 롤모델로 평가받는 김택진 대표와 이해진 GIO, 서정선 회장을 함께 초대한 것도 혁신성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살펴 나가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 입장하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날 자리에 모인 벤처기업인들은 이번 자리를 빌어 그간 현장에서 체감한 정부 규제와 혁신을 위해 필요한 선결과제들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는 구글 등 외국계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 개선과 해외 개인정보보호규정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이해진 GIO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프랑스에서 사업을 하는데 유럽연합(EU)에서 GDPR(개인정보보호규정)로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는 제도를 만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는데 한국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감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등재 움직임, 강제적 셧다운제, 온라인게임 월 결제한도 등에 대한 의견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넥슨 매각 사태를 계기로 재점화되고 있는 국내 게임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와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책 마련도 업계의 선결과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김봉진 대표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전통·산업간 갈등이 커지면서 정부의 적극적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서정선 회장은 보다 속도감 있는 규제 샌드박스 시행을 주문한 것으로 관측된다. 유전자 검사 업체 마크로젠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첫 날인 지난달 17일, 유전체를 분석해 건강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그동안 유전자 기업들은 병원과 다르게 법에 가로막혀 유전자 검사를 탈모 여부나 피부 노화 등 12개 항목에 대해서만 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벤처업계 관계자는 "시대변화에 따라 이젠 규제도 현실성을 반영한 형태로 바뀌어져 나가야할 때"라며 "벤처 등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금지된 것이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전환돼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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