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전가동 증가·전기요금 개편 추진...한전 살리기 왜?

전지성 기자 jjs@ekn.kr 2019.02.10 10:08:56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재생에너지 3020·한전공대 설립 등 국책사업 줄줄이 대기
한전 지난해 순이익 6년 만에 적자 전환 유력
전기판매 손실 4.7조원 등 정책비용에만 6조원 소모
낮은 원전 가동률 때문...전기요금 개편도 추진중
인상여부·시기 불투명...국민 여론 등 종합적으로 고려될 전망

▲(사진=연합)


정부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급격히 하락했던 원자력 발전소 가동률이 올해 다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전기요금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은 정부가 대선 공략인 ‘재생에너지 3020’ 정책 추진과 한전공대 건설 추진을 위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 임기인 2022년까지는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는 약속도 지켜야 한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없이 친환경·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실탄’ 격인 한전의 재무구조가 안정된 상태여야 한다. 재생에너지 3020에는 약 100조원, 한전공대는 5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12.4GW(기가와트)를 설치하고 이후 나머지 36.3GW를 확보해 2030년까지 신재생 발전설비 비중 20% 목표를 달성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재원은 100조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등 공공기관 51조원, 민간기업 41조원 가량을 신규 설비 확보에 쓰고 정부도 약 18조원의 예산을 쏟아붓는다. 산업부는 중복되는 금액을 제외하면 총 100조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대 공기업인 한전은 고유가로 인한 발전사 연료비 증가와 원전 가동률 하락에 따른 전력구입비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3분기 431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큰 폭의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 만큼 당기순손실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전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6년 만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한전의 전체 지분 중 51.1%를 보유하고 있다. 한전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다면 최대주주인 정부는 올해 배당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수 있다. 배당금은 당기순이익을 갖고 배분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2017년 4분기부터 작년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는데 이는 보수 작업 등을 이유로 가동이 중지된 원전을 대신해 단가가 높은 발전원의 전력 구매를 확대한 영향"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정부가 한전으로부터 배당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아져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K증권 손지우 연구원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정부입장에서는 배당수익이 세수 관점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한전은 이미 지난 해 이익감소를 반영해 배당을 대폭 축소, 배당수익률이 1.9%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 해는 연간 적자도 가능한 상황이라 배당이 불가해질 수도 있어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한전은 지난 2009~2013년 구간 영업적자로 배당불가 상황에 처했는데 당시 정부는 재무와 세수감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요금인상을 택했었다. 지금과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라며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전은 에너지전환 외에도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해외 원전사업 확대, 남북 경제협력 준비, 동북아 수퍼그리드사업 추진, 한전공대 설립 추진, 나주혁신도시 발전 등의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모든 공기업의 과제인 지역경제 활성화, 좋은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가치 확대 도 신경써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적자는 발목을 잡을 수 밖에 없다.

김종갑 사장 또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전기판매 손실만 4.7조원, 신재생 육성 1.2조원 등 정부 정책 비용만 6조1000억원이었다"며 "상반기 내에 누진제, 산업용경부하 개편 마무리와 연내까지 도매요금 연료비 연동제 시행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은 한전과 산업부가 아닌 기획재정부와 청와대가 사실상 최종결정 해온 만큼 인상여부와 폭,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물가수준, 선거일정, 국민 여론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결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전기요금은 원가와 수익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국민생활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인상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전은 누진제 완화 또는 폐기를 포함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3월 내놓을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맨 위로

이미지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