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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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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CJ헬로, 지분 매각은 미디어 M&A의 시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2.11 14:12

[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규모는 53.92% 지분, 1조원 규모로 지난 2015년 SK텔레콤이 인수를 시도할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된다면 CJ헬로와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점유율 2위로 올라서게 되며 OTT플랫폼로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J헬로의 LG유플러스 인수가 확정된다면 다른 통신사들의 케이블방송 인수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 LG유플러스에 53.9% 지분 매각…경영권 프리미엄 더해 1조원 내외


CJ헬로가 LG유플러스가 인수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에서는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이르면 이번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인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며 지분 인수 가격과 조건을 놓고 최종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알려진 인수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1조원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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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LG유플러스는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1년 넘게 CJ헬로의 인수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최종적으로 지분 인수를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간통신사업자 인수·합병 심사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53.92%의 지분을 1조원으로 가정하면 CJ헬로의 가입자 가치는 작년 3분기를 기준으로 43만9424원이며 디지털가입자를 기준으로 본다면 68만6556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5년 SK텔레콤의 인수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CJ헬로는 케이블TV 업계 1위 사업자뿐만 아니라 다른 케이블TV 업체들에 비해 가입자가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통신사의 피인수 매물로 거론되어 왔다.

특히 작년 6월27일을 기점으로 유료방송 합산규제(사업자별로 전체 유료 방송 가입자의 33% 이상 확보 규제)가 일몰되면서 CJ헬로의 가치는 더욱 부각됐다.

지난 2015년 SK텔레콤은 당시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 지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유료방송시장과 이동통신시장에서의 지배력 강화를 이유로 합병을 불허했었다.

그러나 이번 CJ헬로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는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작년(2018년) 상반기 유료방송사업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CJ헬로와 LG유플러스의 합산 점유율은 24.43%로 KT스카이라이프와 KT의 30.86%에 이어 2위다.

또한 이번 합병은 넷플릭스 등장 이후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전 세계 미디어산업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는 만큼 합병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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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 넷플릭스 이후 OTT시장 확대 추세…국내 통신사 IPTV 중심 강세

OTT(Over The Top)는 디바이스 제약 없이 다양한 환경에서 영화나 TV시리즈 등의 미디어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이 크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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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 VOD 서비스 (자료=CJ헬로)


차세대 동영상 미디어와 콘텐츠를 연구하는 NTVX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1인 가구와 저연령층 중심으로 기존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OTT서비스를 이용하는 코드커팅(cord-cutting) 추세가 미국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OTT 사업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아프리카TV, 곰TV등의 사업자들과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의 콘텐츠연합플랫폼인 ‘푹(POOQ)’, CJENM의 ‘티빙’, 통신사들의 IPTV사업자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통신사를 기반으로 한 IPTV를 통한 OTT서비스가 강세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6년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하면서 통신사들은 자체 콘텐츠 제작과 함께 OTT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플랫폼 경쟁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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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LG유플러스 IPTV 콘텐츠 서비스)


LG유플러스는 IPTV ‘유플러스TV(U+tv)’에 넷플릭스 콘텐츠와 아이들나라, 아이돌라이브, 프로야구 골프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성을 높여왔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CJ헬로 지분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 "CJ헬로 이후 통신사 M&A 확대할 것"…규모의 경제 통한 지배력 확대


KB증권은 CJ헬로의 LG유플러스 인수가 확정된다면 다른 통신사들의 케이블방송 인수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료방송은 콘텐츠 조달과 홈쇼핑 송출 수수료 협상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며 유선망에 대한 설비투자 비용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료방송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콘텐츠업체들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가입자를 늘리고 싶은 통신사들이 케이블TV 업체들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외형을 키우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케이블방송 합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KT 위성방송 업체인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 방송시장 점유율 3위인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SK텔레콤 역시 여타 케이블 방송 인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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