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빅딜' 기대감 UP...북미, '영변 핵시설 폐기' 최우선 협의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19.02.11 11: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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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김혁철, 평양 실무협상서 결실 토대 마련...다음주 만남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빅딜'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이에 따른 상응조치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6∼8일 평양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만나 검증을 수반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상응 조치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과의 협의 하에 '영변 핵시설 폐기→영변외 시설 등에 대한 포괄적 핵신고→완전한 핵폐기'를 큰 그림으로 그려놓고 있는데, 이번엔 첫 단계인 '영변 핵시설 폐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특히 영변 핵시설 폐기에는 반드시 검증이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반응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주 중 북한과 미국이 후속 협상을 갖기로 한 만큼 결실을 보기 위한 토대는 어느 정도 마련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양측이 핵심 쟁점인 대북 제재 문제에 있어 얼마나 이견을 좁혔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완고하다. 종전선언과 인도적 지원 확대, 연락사무소 개설 등의 조치는 취할 수 있지만, 제재 완화는 북핵폐기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서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건 대표가 평양에서 2박 3일간의 실무 협상을 끝내고 지난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방북 협의가 생산적이었다"고 발언한 만큼 북한이 '제재 완화가 없으면 아무것도 논의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을 엎으려는 태도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최우선 순위로 상정한 것은 평북 영변에 북한 핵 개발의 핵심 시설들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영변에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핵연료봉 공장과 흑연감속로(원자로), 재처리 시설, 핵연료 저장시설, 폐기물 보관소 등과 함께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 등이 밀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도 이미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남북 정상 간 지난해 9월 평양 공동선언에는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영변 핵시설 폐기는 1980년대 후반 북한 핵개발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후 북핵 협상이 진행될 때마다 최우선으로 추진됐지만 이루지 못한 숙원이다.
 
1990년대 초반 1차 북핵위기를 봉합한 '제네바합의'(1994년)에서는 경수로 제공에 따라 원자로 및 관련 시설을 폐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원자로 등의 동결(가동중단) 상태가 유지되던 중 2차 북핵위기 발발로 합의는 파기됐다. 
 
2000년대 초반 HEU 의혹으로 불거진 2차 북핵위기를 미봉한 '9·19 공동성명'에도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한다'는 선언적 문구만 담겼고, 핵시설 불능화까지만 진행됐을 뿐 폐기까지는 나아가지 못했고 역시 원상 복구됐다.
  
결국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미답의 영역'인 영변 핵시설 폐기 단계로 신속히 직행하고, 과거에 다뤄지지 않은 우라늄농축시설을 새롭게 폐기대상에 넣을 수 있다면 의미있는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음 단계 협상에서 영변 밖 우라늄농축시설의 존재 의혹을 북미가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기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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