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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인터넷은행 모두 품는다...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동시다발 성장전략’에 무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2.18 15:32

베트남 시너지 효과 큰 롯데카드에 높은 가격 준비
탄탄한 자본 앞세워 인터넷은행 참여도 적극 검토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금융업계 주요 M&A 및 신사업 진출 후보자로 하나금융그룹의 이름이 심심찮게 오르내린다. 한 가지 사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끌어올릴지, 올 한해를 도약의 한해로 삼고 여러 사업에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할지에 대한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의 적격 인수 후보 숏리스트에 하나금융이 이름을 올렸다. 하나금융과 함께 롯데카드의 인수 후보자로 선정된 곳은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카드 인수 건에서 하나금융이 높은 금액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며 "높은 금액을 써냈다는 것은 곧 인수 성공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주요 카드사 중에서도 해외 시장의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매력도가 상승한다. 롯데카드는 베트남을 우선 진출 국가로 선정해 지난해 베트남 현지 파이낸스사와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베트남 현지법인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을 출범해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에서 소비자금융 영업을 시작했다는 점 역시 눈에 띈다.

하나카드 역시 베트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성장본부’를 신설했으며, 베트남 국책은행인 BIDV(Bank for Investment and Development of Vietnam)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두 카드사가 ‘베트남 시장 진출’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인수합병 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카드의 탄탄한 해외 시장 진출 경험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하나금융의 경영 방식과 맞닿아 인수 매력을 더욱 높인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하나금융 입장으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선택지다. 4대 금융지주로 불리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지분 투자로 참여했으며, 최근 신한금융 역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사표를 던져 사실상 하나금융만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발을 담그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 역시 하나금융의 제3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김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코닥과 노키아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몰락한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며 "핀테크 기업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우리를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 회장은 "그렇다면 우리도 코닥과 노키아와 같은 운명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의 참여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당연한 수순임을 시사했다.

하나금융은 모든 가능성에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입찰참여자들은 비밀유지 협약이 있어 전반적인 상황을 매각 자문사의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금융의 입장에서 롯데카드 인수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모두 매력이 있는 사업인 만큼 동시다발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 수준의 금융사라면 롯데카드 인수와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탄탄한 자본을 갖추고 있어 둘 다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이유민 기자 yum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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