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겨냥 ‘노펙 법안’에 쏠린 눈...트럼프, '2011년'을 기억하라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19.03.05 12: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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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가 압박에도 사우디 감산 총력전 계속
트럼프, ‘Time To Get Tough’ 저서에서 노펙 법안 암시
"사우디 도발 위험...헤지펀드 유가 숏타이밍 저울질할지도"

▲(사진=AP/연합)


사우디아라비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도 국제유가 지지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연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담합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이른바 노펙(NOPEC·No Oil Producing and Exporting Cartels)‘ 법안을 발의했지만 사우디는 여전히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며 여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노펙 법안‘은 이미 2011년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에서부터 암시된 내용인 만큼 이를 만만하게 보다가는 사우디를 비롯한 OPEC이 큰 충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도발 수위는 이미 ’도‘를 넘었다는 평가가 많다.

앞서 OPEC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하에 국제유가를 지지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6개월간 하루평균 12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전월 보다 80만 배럴 가량 감소하며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특히 사우디는 지난해 12월 40만 배럴, 1월 35만 배럴을 감산한데 이어 3월부터는 980만 배럴까지 줄이겠다고 예고했다. 이같은 사우디의 총력전에 힘입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월 2일 배럴당 46.54달러에서 이달 4일(현지시간) 56.59달러로 22% 넘게 올랐다.

▲최근 3개월간 국제유가(WTI) 추이.


이를 지켜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심기가 불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유가, 저금리로 미국 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트위터에 "유가가 너무 오르고 있다. OPEC은 제발 진정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결국 최근 트위터에 ‘OPEC’을 압박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원유 시장에 컴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OPEC과 국제유가에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2월 ‘세계는 유가 상승을 원하지 않는다. 유가를 내버려 둬라’고 조언하며 OPEC을 꾸준히 압박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 압박이 단순 트위터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올해 들어 OPEC의 유가 담합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노펙(NOPEC·No Oil Producing and Exporting Cartels)’ 법안의 입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노펙 법안은 미국의 ‘반독점법’에 근거한 것으로, OPEC 회원국들이 협의를 통해 원유 증산과 감산을 결정하는 것을 담합 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 이 법안은 과거에도 수차례 발의된 적 있었지만, 이전 대통령들은 비토권을 행사해 입법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최근 이 법안에 대해 "이미 스무 번 넘게 소개됐던 법안이다"며 이번에도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봤던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OPEC의 담합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한데다 상원, 하원 모두 이 법안을 초당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본회의 표결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출간한 자신의 저서 ‘Time To Get Tough’에서도 ‘노펙’ 법안을 암시하는 발언을 내놨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서에서 "석유를 확보하고, OPEC을 제소하고, 미국에서 석유를 채굴하면 우리는 부유하고 강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담합 행위를 비난하며 노펙 법안을 주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가가 현 수준에서 더 오르면 노펙 법안에 더욱 힘이 실리면서 본회의 표결 역시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에 맞서지 말라는 교훈을 되새겨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도발은 매우 위험한 베팅"이라며 "트럼프가 할 수 있는 수단은 손가락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에서 전문가로 지목한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현재 법안 추진의 중심에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이미 발 빠른 헤지펀드는 유가 숏베팅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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