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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의혹·성관계 몰카...'승리 핵폭탄' 맞은 네이버·국민연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3.12 16:41

기관-외국인 팔자에 와이지엔터 보름새 25% 급락
주요 주주 네이버, 국민연금도 수백억원대 평가손실
"빅뱅 내 승리 존재감 미미...와이지 펀더멘털 영향 미미"
승리 사태 언제 끝날지 예측 불가능...당분간 매수 자제해야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빅뱅의 승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승리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으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이 회사 주요 주주인 네이버와 국민연금도 수백억원대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지만 ‘승리 사태’가 와이지엔터 전반으로 퍼질 경우 투자 심리 위축으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섣불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매수하기보다는 당분간 사태를 좀 더 지켜본 후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12일 코스닥시장에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전 거래일 대비 3.36% 내린 3만59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3만8700원(4.17%)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와이지엔터 주가는 지난달 25일 4만7500원에서 이달까지 25% 급락했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464억원, 103억원어치 각각 매도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


이에 따라 와이지엔터 주식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 회사 최대 주주인 양현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보통주 기준 와이지엔터 주식 315만1188주(16.12%)를 보유하고 있다. 양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지난달 25일 1497억원에서 이달 현재 1131억원대로 370억원 넘게 급감했다.

주목할 점은 승리 사태와 무관한 네이버와 국민연금도 피해를 봤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작년 9월 말 기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 166만1130주(8.5%)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공단도 118만5323주(6.06%)를 갖고 있다. 네이버와 국민연금은 최근 승리 사태로 인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까지 약 193억원, 137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10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주주로 올라선 이후 음악 플랫폼 ‘바이브’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이미 사업적으로 와이지엔터와 협업하는 부분이 많아 지분을 팔고 싶어도 섣불리 매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도 펀드를 통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지만, 비중이 5%대로 크지 않은데다 최근 국내 증시가 함께 하락하면서 수익률 변화도 미미한 편이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연금저축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의 경우 와이지엔터 5.5%를 들고 있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69%로 국내 주식형펀드(-1.39%) 수익률을 상회했다. 와이지엔터 4.4%를 들고 있는 현대코스닥벤처투자도 1개월 수익률 6.7%로 우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승리 사태가 중장기적으로 와이지엔터 실적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승리의 입대는 원래부터 정해져 있던 일정이고, 이미 지난달 16일부터 이틀간 솔로 투어 콘서트도 마쳤기 때문에 와이지엔터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탑, 지드래곤 등 나머지 멤버들이 12월까지 제대해서 내년 초 승리를 제외한 완전체로 컴백한다고 해도 그룹 내 승리의 비중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별 무리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불법 동영상 공유, 클럽 내 마약 유통 등 승리로 인해 촉발된 일련의 사건들이 어느 누구한테까지 퍼질지 알 수 없는 만큼 당분간 와이지엔터 주식 매수는 자제하라는 조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증권가나 투자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승리 관련 의혹이 언제, 어떻게, 누구한테까지 번질 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며 "와이지 같은 엔터주는 펀더멘털보다는 센티멘털(심리)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함부로 저가 매수하지 말고 좀 더 지켜보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승리가 가진 영향력에 비해 와이지엔터 주가가 너무 많이 빠졌다"며 "언제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사태가 언제쯤 잠잠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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