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구역’ 잃어버릴 영토되나

에너지경제 ekn@ekn.kr 2019.03.13 09:42:30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

유인창 교수

1919년 3월 1일 정오를 기하여 일제의 압박에 항거,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선언하고 온 민족이 총궐기하여 평화적 시위를 전개했던 삼일운동이 일어난 지 올 해로 100주년을 맞이한다. 지금이야 삼일운동이 일어난 날을 삼일절로 지정하여 기념하면서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말자는 각오를 되새기고 있지만, 100년 전, 자주권을 잃어버리고 정부도 없는 상태에서 영토는 일본에 강점되고 국민들은 일본의 신민이 되어 버린 절망과 어둠의 시대, 분노의 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우리 국민들의 가슴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 느낌이 온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국가의 형성 조건으로 네 가지 요소를 우선으로 꼽는다. 국민, 영토, 정부 그리고 스스로 다른 국가와 교섭할 수 있는 권리, 자주권이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국민과 영토, 정부와 자주권은 항상 존재해 있지만 이중 한 가지 요소라도 잃어버리면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워졌던 사실을 역사 속에서 본다. 우리의 100년 전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질문 하나! 국민이 있고 정부도 존재하며 자주권도 가지고 있는데 지금 우리에게 잃어버릴 영토가 있을까? 시간을 100년 전으로 되돌려 보면 동아시아 역사 속의 국가 간 경계는 현재의 국가 간 경계와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은 국가 간의 경계가 시간에 따라 바뀌어 왔음을 말해준다. 특히 해역에서의 영유권 문제는 아직도 국가 간 영토 분쟁의 주요 불씨가 되고 있다.

1970년 1월 당시 박정희 정부는 해저광물자원법을 제정, 공포하면서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에 인접한 대륙붕 해역 30만㎢에 대해 서해 대륙붕에 1, 2, 3, 4광구를, 남해와 동해 대륙붕에 5, 6, 7광구 등 7개 해저 광구를 설정하였다. 우리 정부의 이와 같은 조치가 있자 일본은 강하게 반발하였으며 한국 정부가 남부 대륙붕에 설정한 7광구 해역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하는 공유 대륙붕이기 때문에 등거리 원칙에 의한 중간선으로 영유권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게 일본 측 주장이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경제 원조를 중단하겠다는 카드까지 꺼내들며 압박하자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와의 협상을 거쳐 7광구의 이름을 한·일공동개발구역(Joint Development Zone)으로 바꾸고 1978년부터 2028년까지 50년간 ‘한·일공동개발구역에 대한 자원탐사 및 개발은 양국이 반드시 같이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을 체결하였다. 협정이 체결되었던 1974년 당시에는 대륙붕 연장설이 국제법상으로 우세했기 때문에 그나마 한국 측 입장이 유리했었다. 당시 불리한 입장에서도 일본은 한국과 공동으로 1981년부터 1986년까지 한·일공동개발구역 내에서 7개 시추공과 탄성파 자료취득 작업 등을 병행하면서 적극적으로 석유자원 탐사에 동참하였다. 그러나 1986년 이후,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개념이 국제법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정부는 한·일공동개발구역에 대한 자원탐사 및 개발행위 일체를 중지하고 있다. 최근까지 한국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한·일공동개발구역에 대한 공동탐사작업을 일본 측에 요구하고 있음도 불구하고 일본은 지금까지 33년 동안 무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이 종료되는 2028년 이후, 한·일공동개발구역에 대한 영유권 문제를 다시 논하자는 것이 일본 측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일공동개발구역을 2028년 이후 국제적 분쟁 지역으로 삼아 국제법상 일본 영토로 편입시켜 보자는 일본의 속내가 심각하다.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이 종료되는 2028년까지 앞으로 9년이 남아 있다. 작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일공동개발구역은 우리의 잃어버릴 영토가 되지 않을까? 선제적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으나 그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인가? 아니면 또 100년 전처럼 국민들이 나서야 하나? 삼일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바라보는 한일공동개발광구! 가슴이 답답하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맨 위로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