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각]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에너지경제 ekn@ekn.kr 2019.03.15 00: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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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 다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흔히 좌절한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세상 살면서 실수 한번 안하는 사람은 없으니 남 탓 하지 말고 자신의 실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면 더 큰 실수를 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말은 기업경영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경영의 실패를 세상살이에 미숙해서 일어나는 한순간의 시련이라고 관대하게 생각할 수 없고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겪어야 했던 1800번의 실패 과정과 같다고 여길 수도 없다.

‘사업하는 사람치고 한 두 번 실패 안 해본 사람이 있나’라는 말은 실패를 극복하고 일어선 극히 소수의 몇몇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대부분은 두번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고 결국, 단 한번의 실패가 마지막이 될 수 도 있다.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兵家)에서는 늘 있는 일이므로 패하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다음 승리를 위해 더 열심히 매진하라는 뜻이다.

기업경영은 시장과 고객을 놓고 싸워야 하는 전쟁이다. 시장과 고객을 차지하면 살아남는 것이고 빼앗기면 생존할 수 없다.

승패병가지상사는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수행되는 각각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도 있고 패배할 수 도 있다는 의미이다.

한번 전투에서 졌다고 전쟁에서 지는 것은 아니니 낙담할 것 없고, 한번의 승리가 전쟁의 승리를 가져오지 않으니 이겼다고 자만하지 말라는 것이다.

전투의 패배를 교훈 삼아 자신의 부족한 역량을 극복한다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한 두 번의 전투가 아닌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것은 엄청난 희생을 요구한다.

국가와 국민의 운명이 여기에 달려있는 것처럼 기업경영도 한 번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가 될 수도 있다. 개인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건 전쟁과 다름없다.

실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두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하나는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한 차별화다. 모든 기업이 차별화를 외치지만 실제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 이유는 차별화를 경쟁에서 싸워 이기는 전략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차별화는 이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아예 경쟁을 하지 않는 전략이 돼야 한다.

기술 발전과 기술 수준의 평준화로 약간 더 좋은 기술이라고 해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처럼 차별화도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약간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차별화가 되지 못한다.

기존 경쟁의 프레임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적인 차별화만이 기업의 성공을 보장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할 수 없었던 차별화 전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고민해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마케팅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경쟁은 비슷한 경쟁자끼리 한다. 일반적으로 규모나 기술의 차이가 매우 크다면 그건 경쟁자가 아니다. 목표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술이나 규모 등이 비슷한 경쟁자끼리 경쟁한다면 마케팅 싸움이 된다.

누가 더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잘 찾아내고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특히 기술이나 생산 보다는 마케팅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기업에서는 마케팅 역량이 지속적으로 기업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기술이나 생산에서는 두 배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마케팅에서는 전략에 따라 두 배, 네배 이상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더 좋은 것은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기술개발과 생산에 비해 큰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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