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철학이 도로 위를 누빌 예정이다. 그룹사 간 시너지를 통해 ‘모빌리티’ 분야에서 혁신을 추구해,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축은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첨병에 서 있는 SK텔레콤이다.
◇ SK텔레콤, 청각장애인 전용 티맵택시 앱 출시…사회적 가치↑
14일 SK텔레콤은 서울 본사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청각장애 택시기사의 근무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수입도 안정적으로 높여주는 전용 티맵택시 앱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존 비장애인용 위주로 설계된 호출 앱의 지형도를 바꿔, 청각장애 택시기사들이 이용하기 쉽게 만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기존의 티맵택시 앱에 △콜 누락 방지를 위한 깜빡이 알림 △특이사항 전달을 위한 택시기사-고객 간 메시징 기능 등을 추가했다. 또 청각장애 기사가 운행하는 택시가 배차되었을 때 승객에게 미리 알려주는 기능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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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14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삼화타워에서 설명회를 갖고, 청각장애 택시기사를 위한 전용 티맵택시 앱을 출시하는 등 청각장애인 본격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사진제공=SK텔레콤) |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 청각장애인의 사회 진출을 위해 ‘고요한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사회적 기업 ‘코액터스’와 함께 추진한다. 고요한 택시는 현재 서울, 남양주, 경주 일대에서 총 12대가 운행 중이다.
SK텔레콤 여지영 TTS 유닛(Unit)장은 "지난해 고요한 택시의 존재를 처음 알고 뜻을 같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왔다"라며 "티맵택시가 택시 호출 앱 분야 후발주자인 탓에 고민은 많았지만, 소규모 기사들을 위한 좋은 뜻에 SK텔레콤의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요한 택시는 SK텔레콤의 지원에 힘입어 올해 100대까지 운행을 늘릴 계획이다.
◇ ‘모빌리티’ 혁신에 SK에너지도 협력…최태원 회장 DNA 심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SK그룹 내 또 다른 계열사인 SK에너지도 힘을 싣는다. 여 유닛장은 "고요한 택시를 만난 SK에너지 측에서 우리도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겠다며 발 벗고 나섰다"라며 "SK에너지는 전국 290개에 달하는 충전소 네트워크를 통해 ‘고요한 택시’를 홍보하는 한편, 청각장애인과 법인택시회사의 연결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계열사들의 이런 협력은 그간 ‘사회적 가치 확산’을 강조해온 최태원 회장의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최 회장은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가진 자산을 사회와 공유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래야만 SK그룹 전체의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고,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도 창출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초 열린 신년회에서도 "기업이 성장과 안정을 지속하려면 매출과 영업이익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구성원의 행복과 성숙도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구성원의 개념을 고객·주주·사회·협력업체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CT 기술을 활용해 모빌리티 혁신을 이루고, 또 그 가운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려는 노력이 첫 발을 내딛었다"라며 "앞으로 도로 위에서 고요한 택시를 만나시거든 반갑게 맞이해 달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