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산업 패러다임 전환 시동, 원전해체 '500兆' 시장 노린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19.04.15 15: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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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동남권의 원전해체연구소 유치를 계기로 국내 원자력발전의 패러다임이 건설에서 해체로 본격 전환될 전망이다. 정부는 15일 열린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MOU 체결·원전 해체산업 육성전략 간담회’를 계기로 해체산업을 본격 육성할 계획이다. 성윤모 장관은 "2020년대 후반부터 원전해체 산업 규모가 본격 확대될 전망으로, 고리 1호기 해체를 기회로 원전기업의 미래 먹거리로서 시장을 선점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2022년까지 물량 조기발주, 민관공동 연구개발(R&D), 장비개발·구축 등 선제투자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참고해 원전기업의 해체 참여를 유도하고 산업역량을 확충하는 등 지역 중심으로 원전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해체연구소 설립방안을 포함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안)은 향후 관계부처장관회의에 상정과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해체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거대한 해체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2014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세계 원전 해체 전망’을 통해 2050년까지 원전 해체 시장이 4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계 식량·농업 시장이 약 5000조 원, IT 시장이 약 4000조 원 규모임을 고려할 때 부가가치가 큰 시장이다. 우리나라의 1년 원유수입액이 150 조원이다. 전체 국가수입의 3분의 1 규모다. 삼성전자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30%이며 연간 수출액은 15~20조 정도다. 그 정도로 원전해체 시장은 큰 기회가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딜로이트는 2015년부터 2029년까지는 초기 시장 형성 단계로 원전 해체에 소요되는 예상 금액을 72조원으로 추산했다. 2030년부터 2049년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팽창해 185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2050년 이후에는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182조원 규모의 돈이 오갈 것으로 관측했다. 이를 모두 합해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약 440조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 수치가 4년 전의 자료임을 고려하면 현재와 앞으로의 시장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7대 수출 산업인 해운·조선·철강·화학·건설·자동차·반도체 중 대부분이 주춤하며 국가경제가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5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시장인 원전 해체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전 해체ㆍ안전 분야는 건설 예산과 비교하면 십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소위 말해 돈이 안 되는 사업"이라며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원전의 물리적 해체 등 작업은 각국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해외 시장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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