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김민지 기자] 보령제약의 바이오 자회사인 바이젠셀이 코스닥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젠셀은 기술특례 상장 방식을 통해 내년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특례로 상장하려는 기업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곳의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성과 시장성을 평가 받아야 한다. 기술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경쟁 우위도, 인력의 수준, 성장 잠재력 등을 평가 받는데, 각각의 기관으로부터 A등급, BBB등급 이상을 받으면 코스닥 상장 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2016년 보령제약의 계열사로 편입된 바이젠셀은 내년 상반기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면서 "보령제약은 올해 자회사인 바이젠셀의 상장 준비로 숨겨졌던 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바이젠셀은 지난 22일 IPO(기업공개) 주관사로 KB증권과 대신증권을 선정했다.
바이젠셀은 면역세포치료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2013년 2월 가톨릭대학교 기술지주의 자회사로 창업된 면역세포치료 전문기업이다. 회사를 설립한 김태규 교수는 면역학 분야에서만 20여 년 이상을 연구해 온 전문가다. 이후 보령제약이 2016년 지분 투자를 했고, 이 회사 최대주주에 올라 자회사로 편입했다. 당시 보령제약은 바이젠셀에 총 30억원을 투자했다. 15억원으로는 바이젠셀 주식 6만주를 취득해 32.76%의 지분을 확보했고, 15억원 규모의 바이젠셀 CB를 취득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바이젠셀 지분 41.3%를 보유하고 있다.
보령제약 측은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바이오벤처를 자회사로 영입했다. 바이젠셀은 90조원 규모의 면역항암제 시장 진출을 위해 활발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바이젠셀이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암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면역세포)를 골라내 배양한 뒤 환자 몸에 투여해 암을 치료하는 세포치료제다.
바이젠셀의 핵심 기술은 환자 및 정상인 혈액에서 T세포를 분리해 특정 항원만을 인식하는 세포독성 T세포(CTLs)를 배양시켜 표적 항원에 따라 다양한 CTLs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CTLs은 종양 세포만을 특이적으로 인식하고 제거하는 세포를 말한다.
바이젠셀이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환자 자신의 면역체계(세포)를 이용해 항원을 발현하는 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살해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일부 세포는 기억세포로 환자의 몸에 남아서 재발을 방지해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바이젠셀은 림프종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빠른 임상 속도도 강점이다. 림프종 치료제인 ‘VT-EBV-201’은 2017년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3년 임상 2상을 끝내고 조건부 허가를 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VT-EBV-201는 연구자주도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소개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재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VT-Tri 도 임상 1/2상을 앞두고 있다. 동종 골수 이식 후 발생하는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인 ‘ViMedier’는 바이젠셀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대혈 줄기세포 유래 골수성 억제세포로서 임상 1상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심 파이프라인인 VT-EBV-201이 임상 2상을 진행 중인데다 후속 파이프라인도 임상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어 기술성 평가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젠셀과 비슷하게 면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가운데 유틸렉스와 셀리드 등은 최근 상장에 성공했다"면서 "상장 뒤 유틸렉스와 셀리드의 시가총액은 각각 약 8898억원, 5599억원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바이젠셀의 지분도 올해 하반기부터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바이젠셀의 지분가치는 1932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