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엄마와 같은 '구독' 서비스

에너지경제 ekn@ekn.kr 2019.05.13 1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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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터바인 이정협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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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터바인 이정협 팀장.


[팀터바인 이정협 팀장] 최근 ‘구독’이라는 서비스가 눈에 띈다. 본래의 구독이라는 단어는 ‘신문구독’이 대표적으로 떠오르듯, 살 구(溝)에 읽을 독( 讀)을 써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매체를 사서 읽는다는 뜻이었다.

이에 비해 영어 단어 ‘Subscription’은 신문, TV채널 등의 매체 서비스에 가입한다는 뜻이다. 또 특정 단체에 유로 회원으로 가입을 하거나 특정 활동이나 서비스 이용을 신청하고 예약한다는 뜻까지 보다 더 포괄적인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자리 잡게된 새로운 사업 모델인 ‘Subscription Service’는 특정 서비스를 인터넷 등을 통해 장소의 구애 없이 제공받거나 배달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제공받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는 종종 맞춤형 서비스를 뜻하는 ‘큐레이션’이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된다.

따라서 ‘구독 서비스’는 고객이 장소 이동 등의 불편없이 원하는 곳에서 맞춤형으로 제공받는 서비스로 볼 수 있다.

성인이 되기 전 부모님과 함께 살 때를 생각해 보면, 내가 고르진 않았지만 나의 취향이 반영된 식사가 제공되고 간식이 있었으며 옷이나 신발 또한 멋을 부리는 나이가 되기 전에는 어머니께서 큐레이팅 해주시는 대로 제공받는다.

최근 나오고 있는 구독 서비스들은 마치 어릴 적 우리 어머니들께서 제공해주신 라이프 스타일과 같이 이용자가 원하는 것과 100% 일치하지는 않지만 이용함에 대부분 만족한다는 점에서 매우 흡사하다.

‘사무실 간식 구독 서비스’의 경우에는 비용에 맞춰 트렌드를 반영한 간식들이 무작위고 배송되고, 드라마나 영화를 볼 수 있는 ‘영상 구독 서비스’에는 고객이 즐겁게 시청할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영상들이 제공된다.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수제맥주와 함께 안주가 배송 되는 ‘맥주 구독 서비스’, 정기적으로 꽃이 배송되는 ‘꽃 구독 서비스’, 정기적으로 미술품을 렌트 해주는 ‘미술품 구독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입고 벗은 셔츠를 수거하고 깨끗하게 세탁되고 다려진 셔츠를 가져다 놓거나, 정기적으로 집에 방문해 청소를 해주는 등 노동을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심지어 고객이 신체 치수를 입력하면 무작위로 의류를 배송하고 고객이 마음에 드는 옷만 고른 뒤 나머지는 반품하는 서비스와 나무공예, 가죽공예, 액세서리 만들기 키트 등 취미 용품을 무작위로 보내주는 서비스 그리고 다양한 자동차를 주기적으로 바꿔가며 이용하는 ‘자동차 구독 서비스’까지 성행하고 있다.

이런 구독 서비스들은 왜 나오게 된 것일까? ‘의사결정장애’라는 말이 있다.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끝내 결정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를 하나의 정답 외의 모든 보기가 오답으로 처리되는 객관식 시험 문항과 같은 형식의 교육이 초래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필자는 이를 선택을 위해 분석해야 하는 정보가 과도하게 범람하는 시대에 발생한 자연스런 사회 현상 정도로 생각한다.

즉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기 위한 정보 탐색 과정에서 구할 수 있는 정보들이 너무 많고 이는 곧 심리적인 부조화를 만들어 이 전체 프로세스가 노동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가족의 형태도 달라졌다. 2대가 모여 살거나 적어도 부부가 같이 사는 시대에서 나아가 이제는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비혼과 독신을 선택해 혼자 살아가는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 혼자 사는 경우 일의 규모는 작아질 수 있어도 일의 가지수는 거의 줄지 않기에 기존에는 적어도 둘이서 분담했던 일들을 혼자서 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필요한 것을 찾고 고르고 구매하는 과정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이를 누군가가 적당히 알아서 잘 해주기를 원하는 고객들이생겨나 구독 서비스가 성행한다고 분석할 수 있다.

유년기때에는 냉장고 문을 열면 먹을 만한 간식이 있고, 때가 되면 내 입맛을 적당히 고려한 식사가 제공되고, 옷장을 열면 몸에 적당히 맞는 옷이 있었다. 별다른 정보 탐색 없이 눈 앞에 있는 선택지에서만 고르면 되는 편리함이 현재를 살아가는 성인들에게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에 이제는 이런 불편함에 지친 성인들에게 스타트업을 비롯한 혁신적인 기업들이 엄마와 같은 편함을 제공해 주는 때가 온 것이다.



[팀터바인 이정협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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