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질병? 복지부 "인정하고 치료" vs. 문체부 "편견부터 깨라"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2019.05.14 15: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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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의원 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게임이용,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겠다고 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총회를 앞두고 사회 각계각층의 이견이 노출됐다.

14일 국회의원 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게임이용,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 측 토론자는 게임 중독 현상 등을 지적하며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등재 필요성을 역설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측 토론자는 진단이나 징후, 원인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는 규제는 산업 성장만 저해할 뿐이라며 반론을 폈다. 또 토론자로 참석한 학부모단체 측 관계자는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부작용의 책임은 정부와 게임사에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고, 게임업계 종사자는 게임에 대한 사고방식부터 바꿔야한다고 맞붙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경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는 "WHO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 코드로 잡는 이유는 의료인의 편리성을 위함이지 사회 정책에 반영하라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많은 문제들을 지나치게 의료적인 관점으로 보려는 ‘과잉 의료화’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조근호 정신건강사업 과장은 "환자가 소수라고 해서 응급실이 없어서는 안 된다"라며 "지금은 질병 코드가 없어 질병을 질병이라 부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질병 코드에 등재됐다고 곧장 과도한 규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게임 중독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승범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이 같은 주장은 게임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과장은 "게임은 이야기와 디자인, 음악 등이 결합된 문화콘텐츠의 끝판왕"이라며 "게임을 사행산업과 구분하지 않고 혼동하고 있는데서 부정적 인식이 싹튼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 과몰입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라며 "특히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은 게임 자체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부모의 양육 태도나 학업 스트레스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게임 산업은 3년 간 약 10조 원의 경제적 유발 효과를 가져온다"라며 "명확한 근거 없이 무작정 게임을 질병코드로 등재하겠다는 것은 관련 산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부모단체인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시민연대의 김윤경 정책국장과 게임 방송으로 1020 세대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나동현)’도 참석해 입장을 피력했다.

김 정책국장은 "청소년 게임 과몰입에 대한 책임을 부모의 양육 태도 문제로 돌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게임회사는 기금을 조성해 게임 과몰입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역시 경제 논리에 급급해 아이들의 미래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라며 "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관할 부서를 만드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대도서관은 "게임에 대해 모르는 분들은 게임이 단순하고 중독을 유발하는 콘텐츠라고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전략과 전술을 요하는 융합콘텐츠"라며 "프로게이머 페이커는 바둑기사 이세돌 9단처럼 세계적인 선수인데다 돈도 많이 번다"고 말했다. 이어 "따지고 보면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사건 사고보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사건 사고가 훨씬 많다"라며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억지로 막는다면 오히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WHO는 오는 20~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서 이 사안의 승인 여부를 다룬다. 앞서 복지부는 WHO의 방침이 확정되면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문체부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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