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2년' 에너지株 털썩...한전 등 평균수익률 '-43%'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19.05.15 06:39:13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脫원전'에 기대감 부풀었지만...규제 묶이며 주가↓
10종목 평균 수익률 -40%...웅진E 87%·두산重 69% 급락
업계 "政 컨트롤타워 일원화를"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정책이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증시에서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수혜가 기대됐던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는 정작 정부 규제에 묶여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두산중공업, 한국전력 등 원전주는 연일 신저가를 새로 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그럴싸한 목표치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공식화한 2017년 6월 19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신재생에너지, 원전주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2.9%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2%)을 하회한 수치다.

가장 주목할 것은 정부의 정책으로 당초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재생에너지가 모두 급락했다는 것이다.

▲탈원전 정책 이후 에너지기업 주가 등락률.


에너지 관련주 가운데 주가 하락률 1위는 국내 유일의 잉곳, 웨이퍼 제조업체인 웅진에너지였다. 웅진에너지는 2017년 6월 19일 7100원에서 올해 3월 27일 914원으로 87% 급감했다. 웅진에너지는 계속기업으로의 존속 여부에 의문이 생긴다는 이유로 최근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상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3월부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오는 11월 9일까지 웅진에너지에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했지만, 웅진에너지의 주력 제품들이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는 만큼 법정관리를 통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기간 풍력발전전문업체 유니슨도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반토막났다. 유니슨 계열사인 영광풍력발전의 지분법 회계로 영업외 손실을 처리하면서 지난해 당기순손실 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한 것이 뼈 아팠다.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뿐만 아니라 원전주 역시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두산중공업은 탈원전 정책 여파로 주가가 무려 69% 급락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2월 13일까지만 해도 2만6401원까지 올랐지만, 글로벌 발전·플랜트 시장 침체와 탈원전 정책 이후 수주 부진, 수익구조 악화 등이 맞물리며 62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두산중공업의 당기순손실은 2016년 2155억원, 2017년 1097억원, 지난해 4217억원 등으로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매출액 3조8287억원, 당기순이익 5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4%, 128.2% 급증했다. 두산중공업 측은 "올해 안에 가스터빈 초도품을 생산하고, 해상풍력을 적극 육성해 재생에너지 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라며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전체 사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실적 부진 장기화와 탈원전 정책 여파로 주가가 휘청였다. 한전은 1분기 영업손실 6299억원으로 1961년 7월 창립 이후 1분기 기준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에너지 관련주 가운데 주가가 두 자릿 수 이상 급등한 종목은 풍력발전 설비 제조업체인 씨에스윈드(45%)가 유일했다. 씨에스윈드는 베트남, 영국, 중국 등에 생산법인을 설립해 시멘스, 베스타스, GE 등 세계 주요 풍력발전기 업체로 납품하고 있다. 국가별 매출액 비중을 보면 유럽이 57%로 가장 높고 아시아 28%, 미주 15% 순이다. 씨에스윈드는 국내 사업 비중이 낮아 정부 정책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실제 기업들의 수익 개선, 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거창한 목표치보다는 규제 완화 등 실제 사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풍력개발사업을 영위하려면 환경영향평가, 건설사업 인허가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인허가가 잘 나지 않아 기업들이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도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풍력발전은 정부 목표치에 비해 수요가 많지 않고, 주민들 반대나 환경적인 이슈들 때문에 추진하기 쉽지 않다"며 "태양광은 국내 설치량은 늘어나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 이슈로 인해 제품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주가도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정부의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해야 한다"며 "단순한 목표치만 갖고 밀어붙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이미지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