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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의 진해조선소 야드 전경. (사진=STX조선)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STX조선해양이 올 들어 처음으로 MR탱커 2척 수주에 성공하면서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업계에서는 STX조선의 수주 재개를 발판삼아 중형조선소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은 최근 싱가포르 선박회사 퍼시픽캐리어로부터 5만 DWT(재화중량 t수)급 MR탱커 2척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분은 과거 퍼시픽 캐리어가 STX조선에 확보하고 있던 MR급 석유제품운반선 2척 옵션분을 발주한 것이다.
신조선은 국제해사기구(IMO)의 2차 환경규제(Tier II)에 부합하는 사양으로 건조돼 오는 2020년 말에서 2021년 초 사이에 인도될 예정이다.
신조선가는 척당 3500만~3600만 달러(약 417~429억원)로 총 수주 금액은 최대 858억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STX조선의 수주로 인해 침체된 중형조선사의 재기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STX조선은 경영난과 법정관리 및 채권단 자율협약 등을 받으면서 선수금환급보증(RG)발급에 차질을 빚어왔다. 조선사들이 어렵게 수주 계약을 맺더라고 금융권에서 RG 발급을 받지 못하면 계약이 무산되기 때문에 최종 수주에 있어 중요하다.
실제로 STX조선은 지난해 중형사 처리 방안 이후 수주 영업을 재개했지만 RG 발급이 이뤄지지 않아 6척 이상의 계약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이에 STX조선은 플로팅 드라이도크, 조선소 인근 부지 및 연구개발(R&D)센터, 근로자 기숙사 등 비업무용 자산을 매각, 단기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자 KDB산업은행으로부터 RG를 발급받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척의 옵션분 수주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상 기업에 한 발 더 나아가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STX조선을 비롯해 중형 조선사의 공격적인 수주전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과거 LNG 운반선, VLCC 선박 분야에서 조선 빅3와 자웅을 겨룰 정도로 잘나갔던 STX조선은 입지가 좁아지면서 중형 조선소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건조 선종 또한 줄여 현재 MR탱커와 4000 CBM~1만 CBM급 LNG 벙커링선 건조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