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입장 표명하는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곰팡이 호박즙’ 논란을 불러 일으킨 쇼핑몰 ‘임블리’ 임지현 상무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부건에프엔씨는 20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곰팡이 호박즙 논란 등 최근 불거진 이슈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6가지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부건에프엔씨는 식품 부문 사업을 중단하고, 주력 분야인 패션과 화장품 사업에 집중해 내실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또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한다.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영입해 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패션 이커머스 사업을 이끄는 부건에프엔씨는 박준성 대표가 이끄는 대신, 부건코스메틱은 화장품 분야의 전문 임원들을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외부 컨설팅 기관의 경영 진단결과를 토대로 기업체질 개선 방안과 중장기 사업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지현 상무는 오는 7월 1일자로 상무 보직을 내려놓고, 임플리 브랜드의 인플루언서(소셜커머스 유명인)로 돌아간다. 이와 함께 임지현 상무는 소비자 의견을 직접 듣고 설명하는 소비자 간담회를 오는 6월부터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3의 중재기구도 만든다. 부건에프엔씨는 "온라인 상에서 노출되는 피해 사례 대부분은 해당 고객과의 연락이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상황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에 따라 진상 파악이 어려운 사례에 대해 사실 관계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검증하고, 보상기준을 마련하는 외부의 객관적 중재기구를 구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 관리 시스템 개선, 패션 부문 디자인 강화와 자체 생산라인 확대를 통한 품질 향상, 화장품 부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외주 생산 시스템 관리 강화, 소비자 옴부즈만 도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는 "현재 직면한 어려움과 위기를 자성의 기회로 삼고, 새로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고객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고 모든 분야에서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부건에프엔씨가 운영하는 임블리몰은 지난 4월 2일 소비자가 호박즙에 곰팡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렸으나 남은 수량과 폐기한 제품만 바꿔주겠다는 답변을 하는 등 무책임한 응대로 질타를 받았다. 이후 부건에프엔씨는 호박즙 전량을 환불하겠다고 밝혔으나, ‘임블리’의 안티계정으로 알려진 임블리쏘리를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부건에프엔씨는 외부기관에 블리블리 화장품 51개 품목과 호박즙 등 식음료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진행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부건에프엔씨는 지난달 26일 인터텍테스팅서비스코리아(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시험 검사기관)에 화장품 51개 품목의 안전성 검사를 의뢰했다. 인터텍테스팅서비스코리아는 지난 8일 화장품 51개 품목이 중금속 등 유해물질과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시험·검사성적서를 통보했다.
호박즙 역시 제품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9일 경북 영천시보건소 위생과는 제품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평가 결과를 호박즙 제조 및 유통사인 김재식헬스푸드에 알렸다. 다른 외부 기관에서도 호박즙 제품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티티(KOTITI) 시험연구원이 지난 4월 16일 제품 안전성 검증 시험을 진행한 결과, 유해물질과 곰팡이 원인균(대장균, 일반세균, 진균수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 한국기능식품연구원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한편, 부건에프엔씨는 2004년 12월 1인 기업으로 출발한 패션기업이다. 2013년 5월 쇼핑몰 ‘임블리’ 브랜드 론칭을 시작으로 2016년 10월 부건코스메틱㈜ 설립에 이어 ‘블리블리’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후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며 지난해 1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