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올해로 탄생 21주년을 맞이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캐딜락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차명 에스컬레이드(Escalade)에는 ‘강력하게 구축된 요새를 정복하기 위한 중세시대의 포위 및 공격 전략’이라는 뜻이 담겼다.
직접 만나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시장에서 ‘초대형 SUV‘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5180mm, 전폭 2045mm, 전고 1900mm, 축거 2946mm다. 카니발보다 길이가 65mm 길고 폭도 60mm 넓다. 높이 차이는 160mm에 이른다. 몸집이 엄청나게 크다는 얘기다.
운전석 문을 열면 차량에 ‘등반’하는 느낌이 난다. 캐딜락은 이 때문에 최상급 트림 ‘플래티넘’을 출시하며 ‘전동식 사이드스텝’을 적용했다. 1·2열 문을 열면 크롬 재질의 발판이 내려온다.
외관 디자인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크롬재질이 많이 사용됐다는 점을 제외하면 멋을 낸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다. 캐딜락의 상징과 같은 세로 모양 헤드램프가 눈길을 잡는 정도다. 측면 라인을 꽤 신경 써서 제작한 듯하다. 단조로운 패턴으로 SUV 이미지는 살리면서 남성미는 더욱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운전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다만 엔진룸이 워낙 크다보니 시트 포지션을 살짝 높게 잡는 게 좋다. 플래티넘 모델이 나오며 실내 소재도 상당히 개선됐다. 가죽, 플라스틱 등 재질이 고급차 명성에 걸맞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기존 에스컬레이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에 비해 실내 재질이 빈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2·3열 공간도 넓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편의사양도 대폭 추가됐다.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총 3개의 스크린을 제공한다. 2열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에 더해 앞좌석 헤드레스트에 패널이 2개 추가됐다. 각 스크린마다 별도의 미디어를 재생할 수 있게 했다. 센터 콘솔에는 냉장고도 있다. 이 곳에 500ml 생수병 6개 정도를 담을 수 있다.
6.2ℓ 8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올라간다. 자동 10단 변속기와 맞물려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페달을 밟아보지 않으면 상상하기 힘들다. 2650kg의 묵직한 차체가 무섭게 달려나간다. 엔진은 5600rpm에서 최고출력 426마력, 4100rpm에서 최대토크 62.2kg·m의 힘을 낸다.
고속 주행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상당하다. 정속으로 달리다 추월을 위해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무서운 기세로 질주한다. 단단한 하체를 지녀 차체가 흔들리는 등 불안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게 돕는다. 힘이 상당한데 유연성도 못지 않다. 코너를 탈출할 때 노면을 꽉 움켜잡는 능력이 인상적이다.
공인복합연비는 6.8km/ℓ를 기록했다. 도심에서 5.9km/ℓ, 고속에서 8.5km/ℓ의 효율을 보여준다. 시내에서는 연비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보니 실연비 5km/ℓ를 넘기기 힘들다. 급가속·제동을 계속할 경우 연료 소비량도 큰 편이다. 엔진 배기량과 차체 크기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도로 위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하는 차다. ‘미국차’ 감성을 잘 살리면서도 힘과 유연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해 1억 3817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