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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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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삼성전자, 출구 고심...13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6.12 16:21

반도체 불황·갤럭시폴드 품질 문제에
컨트롤타워인 TF 임원 檢 조사로 난항
13일부터 IT·모바일부문 전략 등 점검
경영 공백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마쳐야

▲삼성전자.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삼성전자의 시계(視界)가 제로에 가깝다.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촉발된 ‘화웨이 사태’와 메모리 반도체 불황, 5G 통신 시장 확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품질 문제 해결 등 과제가 산적하다.

삼성전자는 13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이런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컨트롤타워 격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소속 임원들이 구속되거나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3일 스마트폰 사업 등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을 시작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상·하반기로 나눠 6월과 12월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이 회의는 각 사업 부문장과 해외법인장, 사업 부문별 주요 임원과 개발 책임자 등이 참석해 상반기 성과와 함께 하반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목표 달성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에선 최근 일련의 미중 무역 분쟁과 이에 따른 화웨이 사태 등을 중심으로 각 사업부별 전략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회의 전후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업지원 TF가 최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어서다.

실제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삼성 전자계열사 간 사업 조정 역할을 맡은 사업지원 TF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조작 의혹으로 검찰 수사의 핵심 타깃이 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


증거 인멸 수사와 관련해 사업지원 TF 소속 김모 부사장과 백모 상무가 지난달 구속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핵심 측근’인 정현호 사업지원 TF 사장은 지난 11일 17시간 넘게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 5일 구속 영장이 기각된 같은 소속 안모 부사장도 검찰 추가 조사에 기소 대상으로 포함될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

사업지원 TF 소속 핵심 임원이 대거 사법 처리되면서 긴밀하고 신속한 사업 전략 수립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 측면에서 가장 큰 악재가 불확실성
"이라며 "사업지원 TF에 대한 검찰 수사로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관련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국정농단 사건 선고가 오는 하반기 이뤄질 예정이다. 이 부회장 관련 재판 쟁점은 삼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게 제공한 말 3마리를 구입한 비용 34억 원이 뇌물로 인정되는지 여부다. 관련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깨고 대법원이 이를 뇌물로 인정할 경우 이 부회장의 재구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상반기 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로선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구상을 이번 회의에서 끝마쳐야 한다. 자칫 시기를 놓칠 경우 사실상 경영 활동이 ‘올 스톱’되는 상황까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서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최고 경영진과 글로벌 경영환경 대책회의를 열고 "흔들림 없는 국내 투자·고용 계획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미중 무역 분쟁 등 대내외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각 사업부별 핵심 임직원이 모이는 이번 회의에서 이에 대응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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