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0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정희순 기자기자 기사모음




지배구조 개선 속도 내는 최태원…다음 차례는 SK텔레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6.23 12:54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재계와 증권업계는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탄력이 붙었다고 본다. 아울러 SK그룹의 핵심계열사인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시기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 SK디스커버리 SK건설 지분 전량 매각…그룹서 완전 독립


23일 업계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하고 있는 SK건설의 지분 28.25%인 997만989주 전량을 기관투자자(FI)에 매각한다는 것이다. 매각 가격은 주당 3만500원으로 총 3041억 원어치다.

SK디스커버리는 공정거래법의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소를 해소하고 투자자금을 확보하고자 이번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소재, 백신·의약, 에너지·화학, 부동산개발 등의 사업을 펼치는 SK디스커버리는 지난 2017년 12월 1일 기존 SK케미칼에서 사업회사를 분할하며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지주회사가 자회사가 아닌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 조항 때문에 SK디스커버리는 2년의 유예 기한 내에 SK건설 지분을 해소해야 했다. SK디스커버리는 SK건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향후 차입금 상환 및 신규사업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로써 SK디스커버리는 SK그룹에서 독립된 형태의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SK디스커버리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으로, 전체 지분의 40.18%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SK디스커버리의 의결권 있는 보통주 지분은 0.11%에 그친다.

재계는 SK디스커버리의 SK건설 지분 매각이 SK그룹 차원의 구획정리와 관련성이 깊다고 보고 있다. 비상장사인 SK건설 지분은 그간 SK그룹의 지주사와 SK디스커버리가 나눠 보유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SK디스커버리가 건설에서 완벽하게 손을 떼게 되면서, SK건설은 온전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손아래 놓이게 됐다. 현재 SK그룹 지주사는 SK건설 지분 44.48%를 보유중이다.


◇ 속도내는 SK 지배구조 개편…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주목’

재계는 SK그룹이 추진 중인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추진을 공식화했다. 박 사장은 그룹 전략회의에서도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방안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은 그룹 차원의 숙제로 손꼽힌다. SK그룹의 실적을 견인하는 SK하이닉스는 SK 지주사의 손자 회사 격(SK->SK텔레콤->SK하이닉스)인데, 이는 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할 수 없도록 가로막고 있다. 공정거래법 상 손자회사가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려고 할 때는 해당 기업의 지분 100%를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떠오르게 됐다. 현재 SK텔레콤은 하이닉스의 지분 20.07%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30%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차 민관합동 5G+ 전략위원회에 참석해 중간지주사 방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SK텔레콤의 비즈니스가 다양한데, 각각 성장하기 위해 한 회사의 자회사 구조로 있는 것을 바꾸기 위해 시장 전문가들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전환이 가능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올해 안에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답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