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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갈등에 죽쑤는 日펀드...44개 펀드 1년 수익률 -4.9%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7.16 06:43

당분간 일본시장 투자땐 중소형주 펀드·리츠펀드 중심으로 선별적 접근 유리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하면서 일본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한국과의 무역마찰 등의 영향으로 일본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 친 가운데 오는 10월 소비세율 인상까지 확정된 만큼 당분간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중소형주 펀드나 일본 리츠펀드 등의 비중을 늘리며 선별적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 일본 주식형펀드 나홀로 4% 손실...환매도 지속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일본 펀드 44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4.9%를 기록했다. 글로벌, 글로벌이머징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주식형펀드 19개 가운데 4%가 넘는 손실을 낸 것은 일본 펀드가 유일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9.2%로 이 역시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성과가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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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 1년 기준 4%가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은 일본 펀드가 유일하다.(자료=에프앤가이드)

자금도 계속해서 이탈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일본 펀드에서만 1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고, 연초 이후(-793억원), 2년(-2486억원) 등 어느 기간을 봐도 자금이 순수하게 유입된 기간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일본 증시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네 개 지역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해보면 일본이 가장 매력도가 낮다"며 "일본 정부가 오는 21일 참의원 성거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내수 부양책을 쓰기가 쉽지 않은데다 그간 소비를 늘리는 정책을 펼쳐도 결과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이미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처럼 금리 인하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도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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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대신증권)


◇ 소비세 인상-대규모 경기부양책 함께 가동...일본 내수주 유망

일본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수출 규제를 장기화할 경우 일본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대한국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이번 수출제재 조치는 일본 경제나 기업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일본 역시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악화될 경우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실제 일본 경기지표도 다소 부진하다. 일본은행이 이달 1일 발표한 6월 전국기업 단기경제 관측조사(단칸) 결과에 따르면 제조 대기업의 업황판단지수(DI)는 올해 3월 조사 때보다 5포인트 급락한 플러스 7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9월 조사(플러스 6) 대비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생산용 기계나 자동차 등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체감경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단칸은 일본은행이 3개월마다 전국 1만 곳 가량의 기업을 대상으로 체감경기 등 경영 상황을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하는 경기전망지수(BSI)와 비슷하다. 


반면 대기업 중에서도 비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DI는 2분기 플러스 23으로 전분기(플러스 21)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일본의 내수 시장이 수출업보다 상대적으로 탄탄한 만큼 제조업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주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펀드 수익률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클래식일본중소형FOCUS’ 연금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 19.08%로 일본 주식형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우수했다. 6개월 기준으로도 16.45%의 수익을 거두며 다른 펀드 대비 압도적인 성과를 시현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오는 10월 소비세를 기존 8%에서 10%로 인상한다고 해도 그 여파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지난 2014년 4월 1일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올렸을 당시 소비 부진으로 경기에 큰 영향을 줬던 만큼 올해는 대규모 소비지원책을 통해 소비세 인상에 따른 충격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총 52조원 규모의 소비지원책을 가동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분간 무역마찰로 증시가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형주나 일본 리츠펀드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본펀드를 운용하는 국내 한 펀드매니저는 "일본 리츠펀드는 해외 부동산 비중이 극도로 낮기 때문에 대외 요인이나 한국과의 무역마찰 등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다"라며 "대기업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나 일본의 중소형주, 비제조업 같은 경우 오히려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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