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에 금융권 빨간불...일본계 저축은행 "예의주시"

허재영 기자 huropa@ekn.kr 2019.08.12 16: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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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허재영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경제보복이 금융권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지원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국내에서는 일본계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이에 일본과 관련성이 더 높은 저축은행에 대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역시 개별적으로 피해 기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경제보복으로 일본계 저축은행이 입을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일 한국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소재 3개 품목을 개별 수출허가 대상으로 지정하는 수출규제를 가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2차 경제보복에 나선 상황이다.

한일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일본과의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권에서는 긴장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시중은행들은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전용대출상품을 만드는 등 지원에 나섰다. 정책금융기관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기업의 대출과 보증을 연장하기로 했고, 금융당국도 시중은행과 함께 신규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민관이 함께 팔을 걷고 나섰다.

저축은행 역시 개별적으로 일본 경제보복으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입을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시중은행과는 달리 저축은행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소상공인이 많아 사실상 이번 사태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기업은 드물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별적으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거래 기업 중에서 피해를 입은 기업이 있는지 전수조사 중이다"라며 "만약 피해를 입은 기업이 있다면 적극적인 지원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일본계 자금의 비중이 타업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최근 세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79개 저축은행 중에서 일본계가 대주주인 곳은 SBI저축은행, JT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등 총 4곳에 지나지 않지만 이들의 총여신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약 11조원으로 국내 저축은행업계 전체 여신의 18.5%에 달한다. 주로 업계 상위사에 일본계 저축은행들이 포진하고 있다. SBI가 총여신 6조456억원으로 업계 1위며, JT친애(1조8697억원)가 8위, OSB(1조7919억원)가 9위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본계 저축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등 보복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일본계의 비중이 워낙 높은 만큼 이들의 자금 공급이 줄어들면 업계가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저축은행에서 이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굳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자금을 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자금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고 일본 자금의 직접적인 차입이 없는 등 이미 현지화가 이뤄진 상태다.

만약 자금회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국내에서 자금조달을 통해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일본계 저축은행·대부업체의 여신 회수 우려 관련’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일본계 저축은행과 대부업이 급격하게 영업을 축소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며 이들이 대출을 중단하거나 회수하더라도 자금조달을 국내업계로 대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관련 제품과 기업을 대상으로 불어닥치고 있는 불매 운동의 영향에서도 일본계 저축은행은 비교적 타격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과 관련이 있는 금융업의 특성상 경제적 손해를 보면서까지 이탈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여파가 저축은행 업계에 미칠 파장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며 "작은 금리 차이에도 민감한 금융 소비자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번 여파로 거래를 끊을 고객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들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안이 정치와 경제를 비롯해 사회 전반적으로 중대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일본계 저축은행이 받을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안이 워낙 중대하기 때문에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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