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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低금리 시대] 은행, '금리 더주기'로 돌파구 찾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9.22 19:05

펀세이빙 상품, 우대금리 팡팡…고금리 여행적금 등 출시

통신사·페이사 콜라보 상품·이벤트 선봬

"우대금리 받기 어려워" 미끼 상품 지적도

저금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저금리 시대에 은행들이 금리 더주기를 전략으로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재미있게 저축하면서 우대금리를 더 주는 이른바 ‘펀세이빙(Fun-Saving)’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통신사 등 이종산업과 손을 잡으며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은행들은 저금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에 방점을 두고 상품 출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재미있고 색다르게 모으자" 이색 상품 인기몰이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재미가 더해지고 우대금리까지 제공하는 이른바 펀세이빙 상품이 최근 부상하고 있다. 펀세이빙 상품은 게임 등의 방식으로 흥미를 유도해 재미있게 저축할 수 있도록 개발된 금융상품이다. 은행권에서 선보인 지는 꽤 됐으나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라 예·적금에 대한 고객 관심이 떨어지자 차별화된 상품 중 하나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6주 적금

▲사진=카카오뱅크.

최근의 높은 관심을 촉발한 펀세이빙 상품으로는 지난해 6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26주 적금’을 빼놓을 수 없다. 26주 적금은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1만원 중 하나를 첫 주 납입액으로 선택하면, 매주 해당 금액만큼 증액해 적금한다. 1000원을 선택했다면 다음주는 2000원, 셋째 주는 3000원이 납입되며, 마지막 주인 26주차에는 2만6000원이 적금되는 식이다. 매주 납입에 성공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하나씩 늘어나는데, 26개 프렌즈 캐릭터가 모이면 만기에 0.2%포인트 우대금리까지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해 적금하는 재미를 더했다. 20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26주 적금 계좌 수는 112만좌에 이른다.

시중은행들도 고객 흥미를 끌 수 있도록 기존 예·적금과 다른 구성으로 내놓은 상품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6월 출시한 임산부 특화상품 ‘내 아이를 위한 280일 적금’도 색다른 요소를 가미한 펀세이빙 상품으로 여겨진다.

이 적금 가입 고객에게는 예비 엄마들을 위한 전용화면과 우대이율이 제공된다. 먼저 KB스타뱅킹 앱 등 비대면 화면에서 아이 태명과 예정일을 등록하면 연 0.1%포인트 우대이율을 받을 수 있다. 전용화면에서 각기 다른 9개 육아준비물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미지별로 정해진 금액이 적금계좌에 입금된다. 입금 횟수에 따라 최고 연 0.3%포인트 우대이율이 제공된다. 계약기간은 6∼12개월로, 12개월 가입시 20일 기준 최고 2.45%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여기다 예비 엄마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상품 가입 후 일정 조건을 달성한 가입고객에게는 아가방앤컴퍼니 공식 온라인몰에서 20%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 맞춤 혜택을 준다.

신한은행은 보드게임 부루마블과 같은 모바일 주사위 게임을 해 높은 레벨에 오를 수록 우대금리를 더 주는 ‘쏠 플레이 적금’을 같은 달 선보였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만큼 캐릭터가 이동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기본금리는 연 1.9%인데 게임에 참여하면 연 0.2%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게임을 하며 코인을 모아 레벨 10에 도달하면 연 0.4% 금리가 또 더해진다.

우리은행.

▲사진=우리은행.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달 초 여행적금을 선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주 52시간 도입 등 워라밸 확산에 따라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를 금융상품과 접목했다.

하나은행은 금융권 처음으로 항공사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마이트립적금’ 3종을 출시했다. 마일리지 I형, 마일리지 II형, 일반형 총 3종으로 출시됐는데, I형과 II형은 지정 항공사 마일리지를 만기에 적립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반형은 항공사 마일리지 대신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기본 연 1.0% 금리에 최대 연 1.3% 우대금리를 받으면 최대 연 2.3% 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이 선보인 ‘우리 여행적금2’는 최고 연 6%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11월 출시 후 두번째 버전으로 선보이는 상품으로, 기존 제휴처였던 제주항공, 현대백화점면세점에 호텔스닷컴, 와이파이도시락이 추가돼 4곳의 제휴서비스를 가입고객이 이용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1.8%인데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실적에 따라 4.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맞춤형 상품 높은 금리로 제공…통신사 등 이종산업과 손 잡는다

이밖에 은행들은 높은 금리를 조건을 제시하는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과 함께 가입해 연 3%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마이홈 적금’을 지난 18일 출시했다. 신한은행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한 당일에 한해 가입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적금이다. 기본금리는 연 2%지만 만기시점에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보유하고만 있으면 연 1%포인트 우대금리를 더해 총 연 3% 금리를 받을 수 있다. 1년 만기 상품으로 매달 20만원 이하 금액으로 자유롭게 적립 가능하다.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1인 1계좌를 가입할 수 있다.

농협은행

▲NH농협은행 아동수당 우대적금 설명.(사진=농협은행 홈페이지)

NH농협은행은 아동수당 수령고객을 우대해 최고 연 5.2% 금리가 적용되는 ‘NH아동수당 우대적금’을 지난 20일 출시했다. 우대금리는 최고 연 3.5%포인트다. 아동수당을 농협은행으로 수령하면 연 1.5%포인트, 주택청약저축 가입 시 연 0.5%포인트, 형재자매가 함께 가입 시 연 0.5%포인트, 셋째 이상 아동에게 연 1.0%포인트 우대금리를 각각 제공한다. 가입대상은 만 7세 미만 개인으로 1인 1계좌에 한해 월 최대 1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1·2·3년 중 선택할 수 있다. 가입아동 장래희망을 통장에 인자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통신사 등 이종산업과 손을 잡거나 페이사와 함께 고금리 상품과 이벤트 등을 제공하며 잠재고객을 잡기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앞서 DGB대구은행과 SK텔레콤, 핀크는 함께 손을 잡고 지난 5월 최대 5% 혜택을 제공하는 ‘T high 5적금’을 선보였다. 기본 금리 2%에 SK텔레콤 고객 우대금리 2%를 제공하며, 5만원 이상 이동전화 요금제를 이용하면 1% 캐시백을 추가로 제공한다. 최종 요금이 5만원 미만이더라도 요금 할인 전 금액이 5만원 이상이라면 1%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가입대상은 만 19세 이상 SK텔레콤 이용고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SC제일은행은 간편금융 플랫폼 페이코(PAYCO)와 함께 기본금리와 페이코 포인트를 합해 최고 연 5% 상당을 적용받을 수 있는 ‘PAYCO X SC제일은행 적금 이벤트’를 오는 24일부터 진행한다. 적금 금리는 연 1.6%인데, 첫 거래 고객은 연 1.9% 페이코 포인트를 추가로 받는다. 페이코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면 연 1.5% 페이코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으며, 월 한 번 이상 간편결제를 이용하면 연 1%, 무료 신용정보를 조회하면 연 0.5% 페이코 포인트를 각각 익월에 받는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선착순 1만명에게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중복 가입은 되지 않는다.


◇신규 고객 유치 승부수…‘미끼 상품’ 지적도


은행들이 높은 고금리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한 것을 비롯해 주요 국가에서 금리를 낮추는 분위기인 데다 한국은행도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여 금리는 한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상품 매력이 떨어지는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더해 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과도한 우대금리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사실상 상품의 기준금리가 낮아 제시된 우대금리를 모두 받기는 어려워 미끼 상품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이 제시할 수 있는 정도를 판단해 우대금리를 제시하는 것"이라며 "특히 저금리 시대에 높은 금리의 상품은 고객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홍보효과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금리에 비해 높은 상품을 제공하는 만큼 고객들 재테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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