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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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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兆 메가딜도 OK' 박현주 '투자 아성'...미래에셋대우 글로벌 톱IB 질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9.27 08:27
-독보적인 '투자 DNA'...韓 자본시장 새로운 길 제시
-'국내 자기자본 1위' 해외 대체투자 박차...글로벌 IB 초석
-해외법인 순이익 사상 최대...디지털금융-인재육성 주목


작년 말, 그간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국내 증권사에 이상 조짐이 감지됐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거 CEO를 새 인물로 교체하고 인재 영입 경쟁에 열을 올리며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모험자본 공급과 투자 확대,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약 등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조직부터 혁신해야 한다는 복안이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2019년도 3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올해 국내 증권사들이 일궈낸 성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투자 없이는 성장도 없다. 투자를 통해 국가자산을 증대시키고 고용을 창출해 젊은이들이 도전하는 활기찬 사회를 만들 수 있다. 투자를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라."(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2017년 7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앞에는 항상 ‘투자’와 ‘신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박 회장은 꾸준한 집념과 뚝심, 앞을 내다보는 탁월한 혜안을 바탕으로 미래에셋그룹을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육성하고 ‘투자’를 중심으로 한국 자본시장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박 회장의 ‘투자 아성’을 바탕으로 2025년 글로벌 탑 티어(Top-Tier)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전문그룹으로 도약해 국내를 넘어 골드만삭스 등 해외 IB들과 나란히 경쟁하고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운용과 평안한 노후를 위해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 미국 고급호텔 15곳 통 큰 베팅..."미래에셋이라 가능"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그룹이 미국 호텔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올해 국내 금융그룹이 체결한 딜 가운데 규모나 금액 측면에서 압도적인 거래로 평가받고 있다.

미래에셋금융은 최근 중국 안방보험이 보유한 미국 고급 호텔 15곳을 약 6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한 호텔들은 개발 가능 부지가 제한적인 미국 전역 9개 도시 주요 거점에 위치해있어 분산투자는 물론 높은 희소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국내 금융자산을 넘어 해외 우량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금융그룹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글로벌 IB’라는 정체성을 확고하게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그룹 호텔 포트폴리오.


특히 금융권에서는 이번 딜을 두고 미래에셋그룹의 풍부한 자금력과 박 회장의 투자 DNA가 결합한 대형 딜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딜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2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대출과 외부 수익자 등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2조6000억원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부담하는 금액은 1조8000억원 수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자기자본 8조7300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압도적인 1위에 올라선 만큼 블랙스톤,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유수의 글로벌 IB와 함께 해외 대체투자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7조원에 가까운 메가 딜에 도전하고,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낸 것은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국내 1위 증권사였기에 가능한 것이다"며 "특히 박 회장은 국내가 아닌 해외 IB들과 경쟁하며 선제적으로 투자를 단행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딜 역시자금조달 측면에서 별 문제 없이 자금 납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그룹이 시기나 시장 상황에 맞춰 적기에 셀다운(재매각)을 단행하는 식으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올해 6월 독일 프라임오피스 타우누스안라게(Taunusanlage 8, 이하 T8) 빌딩을 매각해 연 25%가 넘는 내부수익률을 달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수한 입지의 우량 물건을 적기에 인수해 임대율과 수익률을 극대화한 뒤 이를 매각하고, 이를 통해 거둔 차익을 우량 물건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 상반기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 사상 최대...디지털금융 '선도'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대우의 해외법인이 세전순이익 87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점도 바로 이같은 투자 DNA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1년 전인 작년 2분기 136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수치이다. 특히 작년 연간 해외법인 세전순이익 845억원을 가뿐하게 돌파하며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비즈니스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 영국, 몽골, 중국 등 세계 10개국에 진출해 11개 법인, 3개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들 법인은 진출 지역 및 국가 특성에 따라 다양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해외에서 현지 금융사들과 경쟁을 하고 수익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고객들에게 우량 자산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인 만큼 국내 금융사들보다 한발 앞서 해외에 거점을 구축한 것이 ‘사상 최대 실적’으로 가시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대우 해외진출 현황.(자료=미래에셋)


디지털금융과 인재 육성 역시 미래에셋대우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텐센트 등 우리나라와 중국을 대표하는 IT 공룡 기업들과 손잡고 국내 핀테크 기업, 소상공인, 투자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이 서울 동대문시장 등 주요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위챗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상품을 결제하면 텐센트가 이 자금을 미래에셋대우에 넘기고, 미래에셋대우가 이를 원화로 환전해 소상공인들의 계좌에 입금하는 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모바일 플랫폼 개발업체 아이엠폼과 손잡고 연내 해당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국내 1등 금융그룹과 국내 핀테크 업체, 중국 IT 공룡이 손잡고 소상공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로, 출시가 완료되면 국내 핀테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대우 김범규 디지털혁신본부장은 "연내 통합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 앰올(m.ALL)에 모든 금융회사의 상품 비교는 물론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자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만족도는 물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신입사원, 경력직을 포함해 총 200명을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도 박현주 회장의 ‘투자 DNA’를 바탕으로 채용 규모를 계속해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미 상반기 110여명을 채옹 완료했으며, 현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오는 27일 부산대학교에서 금융대학원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CEO 캠퍼스특강’을 진행해 한국 금융산업의 역할과 미래 금융인들이 가져야할 사고 등에 대해 진솔하고 솔직하게 강연을 할 계획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이달 초에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 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진행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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