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미국과 중국 간 스몰딜 합의가 미완에 그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내 증시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남은 기간 기업공개(IPO) 시장은 활황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누스, 롯데리츠 등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앞둔 데다 최근 1년 이내에 상장한 새내기주 역시 오버행(대기매물) 부담 해소로 인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남은 기간 주목할 만한 공모주는 지누스,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REITs), 한화시스템, 자이에스엔디 등이 있다.
우선 오는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지누스는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해 부피를 줄이고 배송 및 설치 과정에서 부담을 낮춘 ‘박스 포장 매트리스’가 주력 제품이다. 2014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2015년부터 글로벌 온라인 유통 플랫폼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가구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아마존 침실 가구 부문 베스트셀러 상위 100개 품목 가운데 평균 35개가 지누스 제품이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6218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이었다.
지누스는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쳐 21~22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는다. 공모 희망가 범위는 8만~9만원이다. 상장 예정일은 30일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상장 리츠에 도전하는 롯데리츠도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롯데리츠는 해당 자산에서 나오는 임대 소득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롯데쇼핑과 장기책임 임대차 게약을 체결해 자산관리 및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 롯데쇼핑이 지급하는 고정 임차료를 재원으로,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배당 수익을 제공한다. 내년 연간 목표 배당수익률은 6.3~6.6%다.
한화그룹의 방산 및 정보기술(IT) 서비스 융합기업인 한화시스템도 이달 초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다음달 중 코스피 상장을 앞둔 한화시스템은 방위산업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 공급 업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289억원, 영업이익 448억원이었다. 오는 21~30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11월 4~5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공모자금은 에어택시(PAV) 등 신규 사업 추진에 활용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는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쳐 28~29일 청약을 진행한 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자이에스앤디는 지난해 주택개발사업을 개시한 뒤 성장성 높은 중소규모 단지를 타깃으로 차별화된 시장을 개척하는데 주력했다. 사업 개시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주택개발 수주금액은 7000억원을 돌파했다. 자이에스엔디 공모 예정가는 4200~5200원, 공모예정금액은 369억6000만~457억6000만원이다. 상장 이후 종합부동산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제 2의 전성기를 연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노터스, 우양 등도 다음달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2012년 설립된 노터스는 동물실험 등 비임상 실험의 유효성 평가를 제공하는 업체다. 다음달 7~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4~1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양은 가정간편식(HMR) 제조 전문기업으로, CJ제일제당, 풀무원,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등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에게 다양한 제품들을 공급하고 있다. 식품 원료의 글로벌 소싱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버행 부담이 일부 해소되고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8 년 9 월 ~ 2019 년 9 월에 상장된 기업들 수익률 추이.(사진=SK증권) |
전문가들은 상장을 앞둔 공모주는 물론 상장한 지 1년도 안된 새내기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통계상 11월부터 1월까지는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시장을 아웃퍼폼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최근 1년간 상장된 IPO 종목들의 수익률이 다른 종목 대비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장 후 오버행 부담이 일부 해소된 종목 가운데 실적 개선이 뚜렷한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충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 내로 상장된 기업들 주요 구성에는 대주주 외에 투자금 회수 전략을 추구하는 기존 주주, 공모청약을 통해 지분을 확보한 기관투자자가 있기 때문에 상장 후 이에 대한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오버행 물량이 해소되면 주가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경우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연구원은 "2018년 9월~2019년 9월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오버행이 일부 해소되고 실적이 개선될 거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위지윅스튜디어, 이지케어텍, 네오펙트, 엘앤씨바이오, 이노메트리, 대보마그네틱 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지스밸류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는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음달 중으로 예정됐던 코스피 상장 일정을 취소했다. 회사 측은 상장 일정을 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제주 조선호텔과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리츠다. 이번 공모를 통해 총 235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