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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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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관리의 정석’ 삼성證, 깐깐한 내부통제로 고객 수익 '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0.18 08:08

'수익 한정, 하방위험 무한대' 상품 취급 안해...고객수익 최우선

'고객 신뢰엔 수익으로 보답' 해외주식 2.0 캠페인 수익률↑

'자산관리 명가' 넘어 IB 명가 넘본다...WM-IB 비중 5:5 균형 성공

▲삼성증권.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삼성증권이 '삼성' 브랜드에 걸맞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능력으로 고액 자산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해지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라 터지면서 소비자 보호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증권은 '리스크 관리의 정석'을 보여주며 고객 보호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올해 자산관리(WM)과 기업금융(IB) 부문이 균형을 이루면서 최상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만큼 내년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세부 사업들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 '고객보호-수익률 제고' 최우선...컴플라이언스 깐깐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은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봤다. 삼성증권은 올해 하반기 금융권의 가장 큰 이슈였던 DLF를 판매하지 않았고,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메자닌 상품도 거의 취급하지 않았다. 삼성증권은 내부적으로 해당 상품들을 점검한 결과 고객들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한정돼 있고, 하방 위험은 무한대로 열려있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이는 곧 고객 보호 및 수익률 제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전사적으로 해당 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금융사의 상품은 곧 고객 수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에 상품을 고르는데도 깐깐한 안목과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런 책임감 없이 단순 수수료만 챙기고자 했다면 우리 역시 DLF나 메자닌 펀드 같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권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에서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로 이직한 일부 직원들은 입사 초기에 이같은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회사에 비해 과도할 정도로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가 엄격한 탓에 상품 취급, 고객 대면 등 일련의 행동들에 대해 회사가 과도하게 통제하고, 규제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금융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어떤 때는 회사가 너무 과도하게 통제하고 제한을 두는 것이 갑갑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며 "그러나 최근 금융권에서 각종 사고가 터지는 것을 보면서 회사가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몸소 실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 '고객 신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곧 중장기적으로 그 회사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A 금융사가 권유한 상품에 가입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봤다면, 향후 A 금융사가 해당 투자자에게 최고의 상품을 권유한다고 해도 투자자가 이를 믿고 가입할 확률은 확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금융사가 대대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해도 한 번 떠나간 고객들의 신뢰를 다시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 고객 신뢰에 '수익'으로 보답...해외투자 2.0캠페인 주목 

▲삼성증권 분산투자 성과 비교.(자료=삼성증권)


삼성증권이 올해 초부터 진행한 '해외투자 2.0 캠페인'이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도 바로 이같은 '고객 신뢰'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삼성증권의 자산관리 역량은 '탑' 중에 '탑'으로 꼽히는 만큼 삼성증권이 벌이는 캠페인 역시 '신뢰'를 갖고 각별하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해외투자 2.0'은 올해 한미 간 금리 역전을 계기로 미국 국채 등 금리형 해외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라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 결과 삼성증권 고객이 가장 많이 매수한 상위 10개 채권상품이 연초 대비 1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 기간 상위 10개 채권 상품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미국 국채로 수익률 18.64%를 기록했다. 즉 고객들이 삼성증권 캠페인에 보낸 신뢰를 삼성증권은 '안정적인 수익'과 '자산관리 역량'으로 보답한 것이다.


◇ '이젠 IB도 명가'... WM-IB 간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축

▲(자료=삼성증권)


삼성증권은 내부적으로도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했다. 삼성증권은 초고액 자산가 고객이 많아 과거부터 '자산관리(WM) 명가'라는 타이틀은 공고히 했지만, 기업금융(IB)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삼성증권은 예치자산기준 3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가업승계 컨설팅을 꾸준히 제공하며 WM과 IB 간의 연계 영업을 추진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WM'을 바탕으로 IB도 잘하면 된다는 복안이었다. 고액자산가들의 답답한 속을 뚫어줄 수 있는 가업승계연구소를 신설하고, 전국을 순회하며 가업승계 컨설팅을 진행했다. 삼성증권에서 컨설팅을 받은 고객들은 향후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회사채 발행 등을 진행할 때 자연스럽게 삼성증권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리테일과 IB 간의 순영업수익 비중을 5대 5로 맞출 수 있게 됐다. 2017년까지만 해도 IB의 비중이 전체 순영업수익의 40%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성과다. 상반기 IB부문 세전이익은 720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초고액자산가 특화 서비스인 SNI 서비스 기준 삼성증권에 30억원 이상의 자산을 맡긴 고객 역시 작년 말 485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564명으로 16%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과도한 수익 창출'은 지양하고 고객들 수익률을 높이는데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무리하게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올해 해온 사업들을 꼼꼼하게 검토해 더 나은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기주도형 고객들을 대상으로 고도화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WM-IB 간의 사업 비중을 지금과 같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며 "삼성증권의 모든 고객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리스크 관리에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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