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탈원전인가 기후변화 대응인가 택할 때가 왔다

에너지경제 ekn@ekn.kr 2019.11.05 17: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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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2017년 탈원전 정책과 2019년 기후변화대응 정책이 충돌하고 있다. 세계적 추세는 탈원전이 아니라 탈탄소다. 탈원전 정책만 폐기하면 기후변화 대응도 가능하고, 경제적 전력공급도 계속 가능하다. 정부가 결정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2017년 10월 24일 ‘에너지전환(탈원전) 로드맵’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공사 중 원전의 건설을 중지하고, 월성1호기를 조기폐쇄하며 계속운전도 전면 불허하는 탈원전에 돌입했다. 2년이 지난 2019년 10월 22일에는 기후변화 대응 최상위 계획인 ‘제2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을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기후변화대응기본계획은 2년전 결정된 탈원전 에너지전환 때문에 발전 분야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과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온실가스 감축 수단 없이 목표만 설정했다.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에 발전부분의 추가감축잠재량 3410만 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2020년 NDC(국가자발적기여) 제출 전까지 감축목표 및 수단 확정’이라는 문구로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20%로 늘리더라도 3410만 톤의 추가적인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산업부가 알아서 한다는 것 외에는 어떤 수단으로 할 것인지 아무 계획이 없다. 만약 탈원전 계획을 포기하고 현재 건설이 중단돼 있는 신한울 3·4호기의 건설만 재개하더라도 2030년에 석탄발전 대비 연간 2000만 톤 내외의 감축이 바로 가능하다. 또한 2030년까지 감축될 원전 11기에 대한 계속운전만 추진하더라도 3410만 톤의 몇 배도 감축 가능하다.

둘째로 재생에너지 확대 시 늘어날 보조발전인 LNG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 태양광은 하루 4시간도 사용할 수 없기에 20시간 이상을 LNG 보조발전에 의존해야 한다. LNG 발전소는 전출력으로 꾸준히 운전할 때보다 태양광 보조를 위해 출력을 오르내릴 때 효율은 감소하고 온실가스 배출은 늘어난다. 특히 빠른 보조 대응을 위해 가스터빈 단독으로 운전할 경우 가스터빈과 증기터빈 복합발전에 비해 효율은 반토막 나고,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은 2배 증가한다.

셋째로 재생에너지로 원자력을 대체하기에 온실가스 배출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오판이다. 원자력은 온실가스 배출이 아주 미미하다. 이를 태양광과 LNG 조합으로 대체한다면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 예로 스웨덴에서도 원자력을 풍력으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을 연구한 적이 있는데 풍력의 보조발전인 가스발전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고 비용도 증가되는 것으로 나온 적이 있다.

넷째로 기업에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장려하는 것은 수력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하지도 않지만 추구하더라도 온실가스 저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태양광과 풍력으로는 24시간 공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이 24시간 청정 전력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 전원으로 24시간 전기를 공급한다는 실용적 목표를 설정했다. 재생에너지 100%가 아니라 무탄소에너지 100%가 목표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계획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 100% 공급을 목표로 했어야 했다.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원자력 생산 전력의 정산단가는 60원/kWh 정도에 불과하지만 태양광은 180원/kWh 내외다. 앞으로 싸진다고 하더라도 100원/kWh 수준 정도 될 것이다. 태양광이 원자력 보다 싸지는 것이 아니라 무지하게 비싸던 것이 그냥 비싸지게 되는 것뿐이다. 원전을 줄이고 태양광을 늘리면 전기요금은 당연히 올려야만 한다. 그러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운영 원전의 계속운전을 추진하면서 태양광을 보급한다면 요금은 올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미국은 96기의 운영 원전 중 88기가 1차 운영허가 40년에 20년을 더한 60년 운영허가를 받았다. 그 중 8기는 80년 운영허가 신청을 제출했고, 2기는 심사를 사실상 완료 했다. 미국보다 더 최신의 원전으로 구성된 우리 원전을 40년만, 혹은 40년도 못 쓰고 버린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최악의 선택이다.

전 세계를 봐도 UN IPCC와 같은 탈탄소,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국가연대도 있고 파리기후협약과 같은 국제협약도 존재하지만 탈원전을 위한 국가연대나 국제협약은 없다.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원전기술 가진 강대국 중 탈원전을 하는 나라도 없다. 2017년의 탈원전 결정을 바꿀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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