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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대율 준비' 막판 스퍼트...은행들, 3개월 만에 中企 대출 '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1.07 17:20

대기업 대출 축소 속 중기 대출 확대로 기업대출 러시

건전성 우려엔 "리스크 관리 철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시중은행들이 내년부터 도입되는 신(新)예대율에 대비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가계대출 비중을 줄여야 하는 데다 대기업 대출 수요도 줄고 있어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높고, 일부 은행에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더욱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455조118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이중 중소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366조3420억원으로 1.9% 확대된 반면, 대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86조6880억원으로 1.2% 오히려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3분기 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우리은행이 가장 많은 125조594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3.0%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하나은행은 1.0% 증가한 102조7560억원, 국민은행은 0.8% 늘어난 118조1000억원을 각각 보였다. 신한은행은 3번째로 많은 108조6680억원이었으나 증가폭은 0.03% 오히려 줄었다.

중소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우리은행(88조9000억원)이 3.2%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국민은행(100조7000억원) 1.9%, 하나은행(86조2800억원) 1.7%, 신한은행(90조4620억원) 0.7% 순으로 확대됐다.

반면 대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하나은행이 14조388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1%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국민은행(17조4000억원)과 신한은행(18조2060억원)도 3.9%, 3.5% 각각 감소했다. 우리은행(36조6940억원)은 2.6% 증가했으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에 비교하면 증가 폭이 낮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대기업 내부 이슈에 영향을 받아 대출 실행 여부가 바뀌고, 최근에는 수요도 많지 않아 대출 잔액이 감소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은 은행 이슈가 아니라 대기업 이슈로 봐야 한다"며 "대기업에서 자금 계획을 세울 때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대기업 자체 판단에 따라 대출 여부가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은행권이 아닌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하는 추세라 수요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눈을 돌려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권에서 자금조달을 받기 원하는 기업들이 많은 데다, 최근에는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며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여기다 내년에 도입되는 신예대율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은행들의 필요와도 맞물려 있다.

예대율은 예수금에 대한 대출금의 비율이다. 대출금이 예수금보다 더 많지 않아야 하기에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예대율을 100%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늘어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내년부터 가계대출 가중치를 높이는 신예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신예대율 하에서 은행들은 예대율 산정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낮춰야 한다. 개인사업자대출 가중치는 기존과 같이 0%를 적용한다. 신예대율 적용에 앞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높여야 예대율을 낮추기 유리한 것이다.

신예대율 준비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으나 좋지 않은 경기 상황에 맞물려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중소기업들이 경기 위축에 충격을 받기 쉬운데, 일반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보다 높고 일부 은행에서는 실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3%로 지난해 연말 0.29%에 비해 0.14%포인트나 늘었다. 국민은행도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31%로 전년 말(0.26%) 보다 0.05%포인트 증가했다. 단 우리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38%에서 0.36%, 하나은행은 0.41%에서 0.39%로 0.02%포인트씩 줄었다.

가계대출 3분기 연체율을 보면 신한은행 0.29%, 우리은행 0.33%, 하나은행 0.16%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보다 모두 낮다. 국민은행은 0.31%로 같은 수준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우량 기업 위주로 대출을 실행하고 있고, 철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건전성 우려가 생기지 않게 리스크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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