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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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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 회장 "아시아나 인수, 모빌리티 도약 계기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1.12 16:34

HDC컨소,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성공시 재계 순위 33위에서 17위로 수직상승
정 회장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 확보"
아시아나 부채비율 400% 회복…신규 항공·노선 확대 가능
‘통매각’vs자회사 ‘개별 매각’ 관건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간담회를 진행하는 정몽규 HDC회장(사진=오세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HDC그룹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해 모빌리티 그룹으로서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인수에 성공하면 HDC그룹은 재계 20위권 대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업종 또한 건설업에서 유통·레저·물류에 더불어 항공산업에도 진출하며 종합그룹으로 변신한다. 얽혀있는 사업의 접점이 많은 만큼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정성을 확보해 1등 항공으로 거듭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HDC가 모빌리티 그룹으로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1등 항공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일단 인수금액 2조5000억원 가운데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이 경우 현재 1조4000억원 수준인 자본금이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277%로 떨어진다. 부채비율이 내려가면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상향되면서 자금조달이 원활해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등 공격적인 사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HDC그룹은 자산 규모 11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국내 대기업 자산 순위 기준 재계 33위에서 17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내에서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현재 보유한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 유통 부분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그룹 외형상 ‘건설 기업’에서 ‘유통·물류 기업’으로 주력 업종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HDC그룹의 총 매출 약 6조5000억원 가운데 현대산업개발과 아이앤콘스 등 건설 사업 매출이 4조3000억원 정도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매출액은 총 7조원을 웃돌아 HDC의 주력 기업인 현대산업개발은 물론 HDC그룹의 전체 매출보다 많다. 매출액으로만 살펴보면 당분간 HDC그룹이 건설-항공의 양대 체제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후 자연스럽게 그룹의 주력 산업이 건설에서 항공쪽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HDC현산의 전신은 1976년 범(範)현대 계열의 주택건설 전문업체로 설립된 한국도시개발이다. 1986년 토목·플랜트 건설업체인 한라건설(현재의 한라건설과는 별개)과 합병되면서 현대산업개발이 됐다.

1980년대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단지 건설에 참가하는 등 건설회사로 입지를 다져왔다. 그러다 1999년 4월 전환점을 맞는다. ‘포니정’ 정세영 전 현대차 회장이 형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유지에 따라 회사를 조카인 정몽구 회장에게 넘겨주고 현산에 둥지를 튼 것이다. 이때 장남인 정몽규 현 HDC현산 회장도 이곳에서 새출발했다.

그해 8월에는 현대그룹과 계열분리됐고, 현 HDC아이콘트롤스 등 계열사들을 잇따라 설립해 이듬해인 2000년 4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0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현산은 2005년 4월엔 파크하얏트 서울을 오픈하는 등 호텔업에 진출했고 2006년에는 영창악기제조(현 HDC영창)를 인수했다. 또 2015년에는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면서 면세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작년 5월에는 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산의 건설사업과 호텔 및 콘도 사업부문 등이 인적 분할되면서 지금의 이름인 HDC현대산업개발이 됐고 기존 회사는 지주회사인 HCD로 상호를 변경했다.

향후 최종 인수 협상을 타결하고 아시아나항공이 계열사로 들어오면 그룹은 명실상부한 종합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기존 그룹의 호텔과 레저 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정 회장은 "인수 후 신형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대해 지속 투자할 것"이라며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HDC현대산업개발은 앞으로 항공산업 뿐이 아닌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과 긍정적 시너지를 이뤄냄으로써 주주와 사회에 기여하고 한국의 미래경쟁력도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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