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초점맞춘 쇄신"...재계, 구광모式 인사에 주목

이종무 기자 jmlee@ekn.kr 2019.12.01 15: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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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재계가 ‘미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쇄신 인사와 조직 개편에 주목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달 28일 단행한 내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예년보다 승진 폭을 줄이고 미래 성장을 위한 ‘젊은 피’를 대거 수혈했다. 미래 신사업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사결정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최고전략책임자(CSO)라는 조직도 신설했다.

업계에서는 LG가 국내 주요 5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정기 임원 인사를 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롯데 등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 "LG 연말 인사, 파격·이례적"

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LG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두고 ‘파격’이라는 말이 나온다. LG전자를 글로벌 가전 1위에 올린 조성진 LG전자 부회장(63)의 용퇴 결정이 단적인 예다.

지난해 6월부터 LG그룹을 이끌어 온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경영상 실책이 있는 최고경영자(CEO)에 책임을 물어 인사를 교체해왔다. 지난 9월 LG디스플레이를 7년 넘게 이끌었던 한상범 전 부회장이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이와 달리 ‘세대 교체’의 성격이 짙다는 점에 비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LG전자가 올해 3분기 역대 3분기 가운데 최대 매출(15조 7007억 원)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최대치(7814억 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무엇보다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고 내실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조 부회장 용퇴로 권봉석 HE·MC 사업본부장(사장)이 CEO 자리를 물려받고, 권 사장 자리에 박형세 부사장, 이연모 신임 부사장 등 부사장급이 각각 HE, MC 사업본부 수장으로 옮긴 데 대해 ‘대대적인 물갈이’로 보기도 한다.

LG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략적인 관점으로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미래준비를 위해 성장 잠재력과 탁월한 역량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발탁해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재계에 ‘변화·쇄신’ 화두 던져

LG가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방점을 찍고 내년도 인사 테이프를 끊으면서 재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국내 주요 그룹의 이번 연말 인사를 두고 당초 쇄신과 안정 인사 단행 가능성 모두 흘러나왔지만, LG가 쇄신 인사를 낸 뒤부터는 세대 교체와 변화가 재계의 내년도 인사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

이달 초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경우 안팎에서 이번 LG의 임원 인사를 인적 쇄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올해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과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이 거듭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최근 3년간 ‘국정농단’ 사건으로 그룹 전반이 사실상 어수선해지면서 이런 분위기를 조기에 정리하기 위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연말 쇄신 인사를 가늠케 하는 요인들이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 원칙을 지켜왔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반토막’난 실적에, 내년에도 예상되는 경기 불황 등을 감안할 때 승진 잔치 분위기를 만들기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상경영을 공식화한 롯데그룹의 경우 계열사 대표와 주요 임원급 등에서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재판을 받던 지난 2년 동안 과감한 인사를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대차와 SK의 경우 안정적인 인사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수시 임원 인사제도 도입 이후 실적 부진, 세대 교체 등으로 현재까지 30여 명의 임원을 교체한 상황이며, SK는 장동현 SK㈜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임기가 내년 3월로 만료되는 이들 대표들이 전부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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