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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CEO 임기 만료 '초읽기'…생보사 연임 '맑음' vs 손보사 인사 '태풍' 예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2.02 08:13

국내 생·손보사 CEO 대다수 올해말부터 내년 초까기 임기 만료

하만덕·변재상, 최악 환경 속 실적 증가 연임에 성공할 것 관측

허정수·홍재은·주재중 연임 '파란불'…차남규·정문국 '오리무중'

이철영, 실적 감소 나이 걸림돌…박윤식 연임 가능성 불투명

▲연말연시 대다수 보험사 최고경영자들이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김아름 기자] 2019년 막달을 남겨 두고 보험업계에는 수장 교체 관련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생·손보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대다수가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면서 연임과 교체라는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업계와 금융당국은 해당 보험사들이 교체라는 카드로 분위기 쇄신을 단행할지, 또는 기존 인사로 불황을 뚫고 나갈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국내 생명·손해보험사 CEO 일부의 임기가 만료된다. 주요 생명보험사 13곳 가운데 8명의 임기가 내년 3월로 끝나며 같은 시기 손해보험사 13곳 가운데 6명도 차례로 임기가 종료된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의 인선 과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생보사 CEO 교체 가능성?...‘크지 않을 전망’

▲생명보험사 최고경영자 8명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첫 번째 줄 왼쪽부터) 허정수 KB생명 대표이사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가운데)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아랫줄 왼쪽부터) 주재중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생보사엔 수장 교체 바람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대부분 생보사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 움직임을 보이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CEO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번 임기 만료를 앞둔 생보사 CEO는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과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 허정수 KB생명 대표이사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 주재중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역시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미래에셋생명의 수장인 하 부회장과 변 사장은 사상 최악이라는 보험 환경 속에도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들은 각각 ‘정통 보험맨’과 ‘증권통’이라 불릴 정도로 자신의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연결·누적 기준 영업이익 규모 108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763억원)과 비교해 42.2%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규모 역시 510억 원에서 901억 원으로 76.8% 증가했다.

KB생명의 허 사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실적 개선과 아울러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또한 증가세로 전환하며 긍정적 평가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생명의 올해 3분기 연결·누적 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2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1억원)과 비교해 14.7% 올랐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3분기 (134억원)에서 올해 182억원(+35.8%)으로 증가했다.

농협생명의 홍 대표이사와 하나생명의 주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에도 긍정적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농협생명은 올해 3분기 실적 증가세로 연결·누적 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96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87억원)과 비교해 8.9% 늘어난 수치다. 이와 함께 농협금융지주의 ‘1+1’ 공식 또한 홍 대표이사의 연임에 힘을 실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하나생명의 주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가능성 여부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3월 주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한 이후 하나생명의 실적은 크게 좋아졌다.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하나생명의 영업이익 규모는 185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04억원)보다 77.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주 대표이사 사장 취임 전인 2017년(119억원)과 비교하면 2018년 3분기 124억원, 올해 3분기 172억원으로 줄곧 오름세다.

같은 기간 임기 만료를 앞둔 교보생명 신 대표이사 회장의 연임 역시 ‘맑음’이다. 교보생명의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 규모와 당기순이익은 각각 9340억원(+16%), 6892억원(+20.8%)을 달성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이익 8055억원, 당기순이익 5707억원)과 비교해 증가했다.

반면 연임 가능성에 물음표가 제기되는 곳도 있다. 한화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해 3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822억원, 1616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영업이익 6594억원, 당기순이익 4470억원)보다 각각 72.4%, 63.8% 으로 급감했다. 자연스럽게 차 대표이사 부회장의 리더십에 의문이 생긴다. 그러나 일각에선 차 대표이사 부회장이 오랜 기간 한화생명을 이끌며 입지를 다져왔다는 점은 여전히 연임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의 정 사장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순이익 감소(-20.18%)라는 성적표를 받으며 교체 가능성에 불을 지폈으나 과거부터 줄곧 회사를 굳건히 지켜왔다는 호평도 쏟아지고 있어 연임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 '불황' 손보사 CEO, '인사 태풍' 몰아칠 듯

▲반시계 방향)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김동주 MG손해보험 대표이사


손보사에는 인사 태풍이 불 전망이다. 업황 불황 속 대부분 손보사가 자동자 보험과 장기보험 등으로 손해율이 커졌기 때문이다. 임기가 끝나는 손보사 CEO에는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과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김동주 MG손해보험 대표이사 등이다.

현대해상의 이 부회장의 경우 내년 연임에 도전한다면 네 번 연속이다. 그러나 올해 누적 3분기 당기순이익이 236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누적 3분기(3574억원)보다 33.9% 감소했다. 여기에 내년 만 70세의 나이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최근 현대해상이 대대적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을 토대로 최고경영자 유력 후보에 조용일 현대해상 총괄사장이 오르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지난 2013년 한화손보의 ‘구원투수’로 등장하며 장수 CEO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박 사장의 역시 연임이 불투명하다. 올해 3분기 한화손보의 당기순이익은 1157억원에서 155억원(-86.6%)으로 대폭 급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게다가 박 사장이 주도하는 전략(디지털·인슈어테크)이 장기 사업으로 분류되면서 단기간에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연임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소다.

농협손보의 오 대표이사와 MG손보의 김 대표이사의 연임 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농협손보의 경우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2.68%나 감소했으며 농협지주 내 ‘1+1’ 임기 또한 전부 끝나 오 대표이사의 연임에 힘이 실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 대표이사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방위적 행보를 보이나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가 MG손보의 매각 방안 등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임 또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KB손보 양 사장의 연임도 미지수다. 양 사장이 이미 KB금융그룹 전통인 ‘2+1’ 임기를 모두 마친 것은 물론, 실적 또한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KB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3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 감소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KB손보가 세대 교체보다 내부 상황에 익숙한 인물의 운영을 선호할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양 사장 재임 기간 전체적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으며 올해 업황 불황의 정점에도 비교적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아름 기자 beaut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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