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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보험산업 한파-①] 위기의 보험산업, 대표 키워드 '빅 5'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2.04 08:13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2019년은 보험산업에 절망적인 한해였다. 오래 전부터 계속된 경기 불황에도 흔들림 없던 업계에 저금리 기조와 저출산·고령화 등 한파가 불어닥치며 사상 최악이라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 당국이 새 회계기준 도입을 엄포하고 나서 보험사들은 대응 마련에 분주하다. 올해 보험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 ‘빅5’를 짚어본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험시장은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과 성장 정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연일 울상이다. 생·손보사 할 것 없이 실적 급감은 물론, ‘DLF’와 ‘라임 사태’로 역풍을 맞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 성장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판단한 일부 외국계 보험사들은 철수에 들어갔으며, 일부 보험사는 M&A(인수·합병) 시장에 진출,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업계는 새로운 상품 개발에 매진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 생보·손보, 실적 곤두박질에 ‘울상’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올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올해 1∼3분기 생·손보사 경영실적(잠정)에서 생보사의 경우 누적 당기순이익이 3조5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5%(9811억원) 감소했다. 보험영업손실은 지난해 대비 1조1755억원 확대됐으나 투자이익은 153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감원은 생보사의 영업손실이 커진 원인을 두고 적은 수입보험료 규모에 해약 증가와 저축성보험의 만기 도래로 지급보험금이 약 4조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9월 생보사 보험료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4%(2,85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손보사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줄어든 2조200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누적 보험영업손실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000억원과 비교해 1조9000억원(106.2%)이나 늘었다. 실적 악화의 주 원인 가운데 하나는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장기보험의 경우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지급이 증가하면서 3조3000억원의 손실을 봤으며 자동차보험 역시 정비요금 인상 등에 의해 원가가 상승하면서 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 ‘제2의 DLF(?)’…도마 위 오른 무해지 상품

▲금융위는 지난달 15일 금융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사의 ‘무(저)해지 환급’ 상품을 두고 "제2의 DLF 사태로 번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가 중도 해지 시 환급금이 없다는 설명보다는 보험료가 싸다는 점만 강조해 판매하면서 가입 중간 보험 해지시 환급금이 나오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에선 "상품명에도 고지돼 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유 의원의 발언이 나간 후 금융당국은 해당 상품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 소비자가 이 상품 가입시 상품명을 반드시 확인할 것을 권고했으며 일부 부문검사 실시를 예고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일부 대형사에서는 논란이 된 상품의 판매 중단을 언급해, 보험사간의 날선 공방도 벌어졌다.

금감원은 무(저)해지환급형보험의 불완전판매를 줄일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일부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무해지환급형 보험을 없애자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그러나 중소형사는 필요성에 힘을 주며 적극적 방어에 나섰다.


◇ 손보사 울린 車 보험…손해율 ‘심각’


손보사의 가장 큰 과제는 단연 자동차보험이다. 자동차보험은 그간 손보사의 실적에 플러스 요인으로 자리잡은 효자 상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적자가 쌓이며 지난해 손해율 85.9%에 이어 올해 10월 기준 9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적정 손해율 8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에 손보사들은 상반기부터 계속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고자 두 차례에 걸쳐 차보험료를 인상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손실 규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올해 초 자동차 부품비를 포함해 정비요금이 크게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원가 상승 요인이 보험료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노동 가능 연령대의 상향과 추나요법 등 한방진료의 건강보험 적용도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은 한 이익 규모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등 일부 손보사들이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하며 자동차 보험료를 올리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 외에 삼성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도 조만간 검증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금융당국의 저항이 없는 한, 이르면 내년 초 자동차 보험료는 인상될 전망이다.


◇ 보험업계, 매각·온라인시장 오픈 등 생존 경쟁 ‘치열’

▲롯데손해보험


올해는 유독 생존을 위한 보험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분 5%를 롯데호텔에 남긴 채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 품에 안겼으며 한국교직원공제회의 더케이손해보험이 매각 작업에 돌입,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이 외에 ‘알짜’로 평가받는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의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왔으며 동양생명과 ABL, 교보생명 등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RBC(지급여력비율) 하락으로 먹구름이던 MG손해보험은 새마을금고의 300억원 증자 결정으로 실탄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삼성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은 디지털 손보사 설립으로 온라인 보험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새 상품을 개발해 신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화재는 카카오 및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와 함께 연내 디지털보험사 설립 예비인가 신청을 목표로 최근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카카오가 60~70%로 경영권을 갖는 대주주로 참여하고, 삼성화재는 최소 15% 지분을 갖는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손보는 지분 70% 이상을 출자해 캐롯손해보험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한화손보 외에 SKT(9.9%)와 현대차(5.1%) 등을 주요 출자자로 두면서 올해 초 금융위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았다.


◇ 돌파구 찾는 보험, ‘상품 경쟁력’ 강화 매진

▲국내 보험사가 펫보험과 어린이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저성장 늪에 빠진 보험사들이 돌파구를 찾고자 어린이보험과 펫보험, 암보험 등을 새롭게 공개하며 ‘상품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고 있다.

어린이보험의 경우 가입 가능 연령을 성인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으로 메리츠화재(내MOM같은 어린이보험)를 시작으로 현대해상(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과 KB손해보험(KB 희망플러스자녀보험Ⅱ), NH농협손해보험(NH굿플러스가성비어린이보험), 동양생명(수호천사어린이보험) 등이 있다. 각 손보사들은 저마다 특징을 내세우며 수익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아울러 반려인 1000만 시대를 맞아 다양한 펫보험을 출시해 2030세대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보험 가입이 저조했던 2030 세대가 반려동물 보험 가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반려견 보험 가입자의 절반(50.7%)은 20~30대이며 반려묘 보험은 20~30대 가입자 비중이 68.4%로 나타났다. 이에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DB손보 등 주요 손보사들이 다양한 보장으로 고객 확보에 바쁜 움직임이다.

모든 보험사의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암보험 또한 한층 강화됐다. 과거와 달리 암이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인식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보장을 확대해 암 발생 전 단계부터 보장하는 등 감액 기간을 없앤 상품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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